친중국가로 유명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에 있는 범죄조직 집결지에 한국인들이 사실상 노예 생활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태자단지’로 불리는 이곳은 중국 폭력조직이 캄보디아 군·경을 뇌물로 구워삶아 감금한 사람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2일과 18일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에서 실종된 남성 김 모 씨(22)에 대해 수원중부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고, 김 씨는 현재 태자단지에 감금된 채 사실상 노예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씨는 지난 9월 21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9월 27일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돈을 요구한 뒤로 행방이 묘연해져 실종신고가 됐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씨는 캄보디아 입국 직후부터 태자단지에 감금돼 있다가 최근 1시간 거리의 다른 범죄조직 단지로 옮겨졌다고 한다.
신문에 따르면 김 씨는 대포통장 배달책을 했었고 보증인으로 캄보디아에 갔다. 김 씨는 "수원 남문파 조직원들 지시로 캄보디아에 왔고 그들이 2억 원 가량을 한국에서 가로채는 바람에 강제로 붙잡혀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신문은 "김 씨 외에도 캄보디아에 억류된 한국인 피해자가 추가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태자단지에서만 그 외에도 5명 이상의 한국인이 있었는데 대부분 취업사기를 당했거나 검은 돈을 벌어보려다가 빚이 생겨 강제로 붙잡힌 경우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탈출한 사람들은 "캄보디아 수사기관과 범죄조직 간 유착관계로 탈출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증언했다. 어떤 이는 "태자단지 K동에 살았는데 현지 군인 6명도 함께 살았다"며 "현지 군인들은 태자단지 뒤를 봐주는 조건으로 조직으로부터 돈을 받고 있다"고 증언했다. 탈출한 다른 사람도 "조선족 중국인 조직원들이 ‘신고해 봤자 소용없으니 안전히 집에 가고 싶으면 가만 있으라’고 협박했다"고 증언했다.
신문이 보도한 태자단지는 프놈펜에서 35km 가량 떨어진 범죄조직 단지다. 중국인 범죄조직은 외국인을 유인해 이곳으로 납치한 뒤 보이스피싱, 리딩방 사기, 로맨스 스캠 등 온갖 범죄를 시킨다. 캄보디아에는 이곳 외에도 여러 곳의 범죄단지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에는 KBS가 캄보디아 현지 범죄단지 여러 곳을 취재해 보도한 바 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 문제는 2022년 9월 이미 국제사회에서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우려되는 대목은 범죄단지를 운영하는 중국인 범죄조직이 이제는 우리나라 청년들을 유인한다는 점이다. 당시에는 홍콩, 대만, 싱가포르, 중국 본토 청년들을 고소득 일자리나 로맨스 스캠으로 유인해 감금한 뒤 온갖 범죄를 저지르도록 강요했다.
당시 중국 공산당을 배후로 둔 중국인 범죄조직이 캄보디아와 미얀마에서 범죄단지를 운영하며 온갖 범죄를 저지른다는 대만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후 홍콩과 대만 청년들을 유인하는 게 어려워지자 한국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캄보디아와 미얀마 범죄단지는 친중파 정권과 중국 공산당의 비호를 받고 있어 우리 사법당국이 현지에 가서 협상을 벌여도 별 소득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초순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캄보디아를 찾아 한국인 납치·감금 문제를 논의했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9월 당시 대만과 홍콩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범죄단지를 운영하는 중국인 범죄조직은 피해자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면 공해상에 있는 배로 데려가 장기를 적출하고 시신을 그대로 바다에 버리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