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경기를 직관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왼쪽 두번째)과 일론 머스크(오른쪽). /연합
UFC 경기를 직관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왼쪽 두번째)과 일론 머스크(오른쪽). /연합

지난 5일 미국 대선이 끝난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과 워싱턴 DC 등에서 트럼프의 곁에는 이 남자가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투자은행(IB)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CEO를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러트닉은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코트 베센트와 함께 재무부 장관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머스크는 베센트에 대해서는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이 될 것"이라며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은 미국을 파산하게 만들고 있기에 우리는 어느 쪽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트럼프 당선인이 재무장관 선임을 놓고 고민중인 가운데 노골적으로 베센트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고 자기가 선호하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선을 넘은’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머스크의 영향력이 장난이 아니라는 증거가 이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인선에서 위원장에 브렌던 카 현 공화당 소속 FCC 위원이 지명된 것. 카 위원은 머스크 CEO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카는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이 발간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집 ‘프로젝트 2025’에서 FCC에 관한 장을 서술했다. 카는 지난주 엑스에 "검열 카르텔은 해체돼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며 모든 형태의 검열을 반대하는 머스크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셈이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에게 카 위원을 위원장으로 지명하는 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머스크가 외교 분야에도 깊숙이 개입하면서 비밀리에 유엔 주재 이란 대사를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란 정부가 부인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트럼프 당선에 공을 세웠지만 일개 기업인에 불과한 머스크의 이런 선 넘은 행보에 트럼프 참모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가 새 행정부의 인사와 정책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 트럼프 참모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심지어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일부에서는 이러한 행동들은 머스크가 자신을 ‘공동 대통령’으로 여기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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