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복지부-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 토론회 개최

휴일인 9일 서울 한 대형병원 응급실 근처에 환자 보호자가 앉아 있다. /연합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의·정 양측이 한 테이블에서 앉아 의견을 주고받는 장이 열린다. 경직된 의·정이 대면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자리로 평가되지만 의사 단체 측이 의사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정부·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2~4시 서울대 의대 융합관에서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정부 측에서는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나선다.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 측에서는 강희경 비대위원장, 하은진 위원이 테이블에 앉는다. 이날 토론회는 복지부 운영 유튜브 채널 ‘보건복지부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의정 갈등 상황에서 의정 양측이 공개 토론회가 열리는 일은 쉽지 않았던 실정이다. 앞서 의정은 2월 21일·23일 연달아 지상파 TV토론회를 개최해 만난 바 있으나 설전 끝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이후 몇몇 토론회에서도 평행선을 달리곤 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구축 방안과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 환자 중심 의료체계 구축 방안, 의료정책 결정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출 방안 등에 관한 질문을 정부에 제시할 예정이다.

최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의정이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도 "정부는 의료계와 협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더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의료계와 직접 협상이 가능하냐는 질의에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 메시지를 던졌다.

다만 이번 토론회가 본격적인 의정 대화 국면을 이끌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유일한 법정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를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단체들이 여전히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등 정부와의 대화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의료 단체들끼리도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어 의료계 입장을 한데 모으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전공의들이 여전히 정부에 반대하며 2025년도 의대정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긍적적 대화를 이끌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2025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입장 변화 없다"며 "현 정책을 강행할 경우 정상적인 의학 교육 역시 불가능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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