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하산 나스랄라 등 헤즈볼라 최고 수뇌부를 제거하자 이란 주도의 중동 확전 우려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우선 이스라엘의 작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스라엘은 자국 내 하마스와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대한 무력화가 달성됐다고 판단, 그간 골칫거리인 헤즈볼라 궤멸에 나선 것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통신망 테러, 주요 지휘관 표적 살해, 미사일 및 로켓 발사대 파괴를 통한 헤즈볼라 완전 무력화를 목표로 레바논 남부지역을 집중 공격했다. 헤즈볼라 핵심인 하산 나스랄라를 포함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데 성공하면서 이번 작전의 핵심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상전이 발발할 경우 전투기를 이용한 공습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헤즈볼라가 구축한 레바논 산악지대의 땅굴 네트워크를 이용해 게릴라전을 전개할 경우 전쟁 장기화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무력화 작전은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 생명 연장 의도와 무관하게 이스라엘 국가안보에 고질적 위협인 하마스, 서안지구 파타 무장세력, 헤즈볼라를 하나씩 정리한다는 의미에서 이스라엘 군부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국 안보 위협을 장기적으로 철저히 준비해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정보 차원의 대응이 돋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을 통해 이스라엘 주변의 위협 세력을 모두 무력화한다는 목표를 이미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 핵심 지원국인 이란은 헤즈볼라의 군사적 지원 요청을 거부했고, 여타 중동 국가들도 헤즈볼라 지원에 나설 의향이 전무해 전선이 중동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

이스라엘은 이란 중심 ‘시아 저항의 축’ 세력과 중동 국가들의 역학 관계를 면밀히 계산해 작전을 전개한 것이다. 이란이 그간 역내 핵심 전위세력으로 키운 헤즈볼라 지원 요청 거부한 것으로 ‘시아 저항의 축’ 내 이란의 지도력과 영향력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번 전쟁으로 미국 주도 가자전쟁 휴전 협상은 물 건너갔다. 미국 권력 공백기를 틈타 이스라엘의 독단적인 주변 위협 세력 무력화 작전은 지속되어 향후 시리아, 예멘 후티 반군 등을 대상으로 한 추가 공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전쟁의 무대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산유국이 아니며 원유 수송로와도 관계가 없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는 한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헤즈볼라는 최고 지도자 나스랄라와 다수의 군 지휘관을 잃고 혼돈과 조직 와해 위기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의 응전 여부는 나스랄라 후계자를 선정하고 조직을 얼마나 빨리 재건할지 여부에 달려 있다.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통신망 마비, 헤즈볼라 지휘부 제거, 인프라 폭격 등은 북한의 위협 하에 있는 우리나라 안보 정책에 반면교사일 수 있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 폭발력을 조절해 ‘핵 EMP(전자기펄스) 공격’을 위협하는 상황 등에 대비해 대응 플랜이 있는지 점검해 볼 시점이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