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결과 뒤집기·기밀문서 유출' 등 혐의만 88개
해리스, X에 "트럼프와 나의 차이는 검사와 중범죄자" 직격
2022년 대선 '검사 출신 尹 vs 10여개 혐의 이재명' 판박이
해리스, 대선후보 매직넘버 달성 '흥행 돌풍'
수십개의 혐의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검사 출신의 카멜라 해리스의 대결은 혐의 내용을 떠나 기소된 자와 기소하던 자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2022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결을 떠올리게 한다.
트럼프는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등 형사사건에서 88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현재에도 특경법상 배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특가법상 뇌물, 제3자 뇌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위증교사,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10개가 넘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표가 관련된 사건을 나열해 보면, 대장동 개발, 위례신도시 개발, 백현동 개발, 성남 FC 불법후원, 검사 사칭 사건, 경기지사 방송토론 당시 허위사실 공표, 대선 당시 허위사실 공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이 있다.
샌프란시스코시 검사장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낸 ‘검사’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저런 유형은 잘 안다"며 검사의 기질로 판세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미 언론은 해리스 부통령이 의회 습격 사건부터 성추문 입막음 사건 등 수십여 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의 검사 경력을 대비시키는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월 미국 대선의 프레임이 ‘검사출신 대 중범죄자’의 구도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해리스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부통령 트럼프’라고 말실수를 한 것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롱하자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는 (둘의) 차이를 안다. 한 명은 검사이고 다른 한명은 중범죄자"라고 맞받아쳤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라고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대 때 30살 연상의 흑인 정치인과 불륜 관계를 통해 정계에 진출했다는 의혹 등은 지난 2020년 대선에 이어 올해 대선에서도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안으로 떠오른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이 깜짝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대의원 지지를 충분히 확보해 사실상 후보 자격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22일(현지시간)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해 4000여명에 가까운 대의원중 2579명의 대의원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하루만에 당 대선 후보로 지명 받기위해 필요한 매직넘버 1976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바이든 사퇴 논란이 이어지며 후원금마저 끊겼던 민주당엔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한 대선 후보자로 떠오르며 다시 후원금이 쇄도했다. 바이든 사퇴 이후 24시간만에 8100만 달러(1124억원)가 유입됐는데 이는 바이든이 지난해 재선 캠페인을 시작한 첫 1분기 동안에 확보한 7200만 달러(약 999억원)보다 많다.
워싱턴의 신뢰도 높은 여론조사 기관인 모닝컨설트 (Morning Consults)가 바이든 사퇴 당일인 21일부터 22일까지 등록 유권자 4001명을 조사한 결과 전국 단위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47%로 해리스(45%) 지지율과 2%포인트 차이였다. 오차범위가 ±2%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동률이다.
워싱턴의 의회전문 언론매체이자 싱크탱크인 더힐 (THE HILL)이 이날 최근 67개 여론조사를 종합분석한 결과도 추세가 비슷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 47.4%, 해리스 부통령은 45.4%였다.
또한 바이든이 사퇴하기 전 실시한 직전 조사에서 트럼프가 해리스를 6%포인트 앞섰던 때보다 간격이 좁혀졌다고 밝혔다. 즉, 바이든 사퇴 이후 민주당 지지층은 다음 후보로 유력한 해리스로 표심이 결집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