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미국 DARPA의 ‘만타 레이(Manta Ray·쥐가오리)’, 호주 국방부의 ‘고스트 샤크(Ghost Shark·유령 상어)’ 무인잠수정. /노스롭그루먼, 앤듀릴
왼쪽부터 미국 DARPA의 ‘만타 레이(Manta Ray·쥐가오리)’, 호주 국방부의 ‘고스트 샤크(Ghost Shark·유령 상어)’ 무인잠수정. /노스롭그루먼, 앤듀릴

중국이 대만, 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드러낸 군사적 행보에 대한 주변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그 동맹국인 호주가 중국을 보란 듯 잇달아 첨단 수중드론을 선보이며 견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2~3월 남부 캘리포니아의 바다에서 최신 무인잠수정(UUV) ‘만타 레이(Manta Ray·쥐가오리)’를 시험 가동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방산기업 노스롭그루먼과 개발한 만타 레이의 강점은 임무에 따라 탑재량을 바꿀 수 있는 모듈형 설계다.

또한 노스롭그루먼은 만타 레이를 분해한 채로 운반한 뒤 배치할 장소에서 재조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만타 레이를 분해하면 5개의 표준 컨테이너에 넣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DARPA의 만타 레이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카일 워너는 보도자료에서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모듈식으로 운송할 수 있고, 현장에서 조립한 뒤 배치할 수 있는 점은 초대형 UUV에서 선보이는 최초의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호주도 지난달 신형 UUV ‘고스트 샤크(Ghost Shark·유령 상어)’를 공개했다. 인공지능(AI) 방산업체로 알려진 미국 앤듀릴(Anduril)의 자회사인 앤듀릴 호주가 개발한 것으로, 심해 6000m에서 최대 10일간 원격 조종해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호주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고스트 샤크는 해군에 지속적인 정보·감시·정찰(ISR) 능력과 함께 공격을 수행하는 스텔스 장거리 자율 수중전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첫 상용 모델이 내년 말까지 인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호주 당국자들과 앤듀릴 호주는 고스트 샤크의 무기 사양에 대해서 기밀 사항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CNN에 밝혔다. 다만 고스트 샤크는 미국이 개발한 초대형 UUV인 ‘오르카(Orca·범고래)’와 매우 유사하다고 영국 싱크탱크인 전략지정학회의 엠마 솔즈베리 연구원은 평가했다.

오르카는 보잉이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HII)와 함께 개발해 지난해 12월 시제품 테스트를 마치고 미 해군에 인도된 전투형 UUV로, 전장 26m, 잠항심도 3.3㎞, 최대 속도 8노트(시속 15㎞), 순항거리 1만2000㎞를 표방한다. 미 해군은 오르카가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모듈식 탑재부를 갖춘 최첨단 자율 무인 디젤-전기 잠수함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솔즈베리 연구원은 중국도 UUV 분야에서 진전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소 15년 동안 UUV를 개발해 왔으며, 현재 오르카와 유사한 UUV를 시험 가동하는 단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추측이다.

미국 잠수함 전문가인 H I 서튼도 자신의 웹사이트에 공개한 정보 분석에서 중국이 최소한 UUV 6대를 개발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미국과 호주, 중국 외에 한국, 북한, 캐나다, 프랑스, 인도, 이란, 이스라엘, 노르웨이, 러시아, 영국, 우크라이나 등도 UUV를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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