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00만원이 넘는 고가 월세시장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00만원이 넘는 고가 월세시장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

최근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전셋값은 오르면서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의 80%에 달해 ‘깡통전세’ 위험이 큰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00만원이 넘는 고가 월세시장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토대로 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분석한 결과,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80%를 넘는 거래가 지난해 2분기 19.4%에서 4분기 25.9%로 6.5%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거래 비중을 지역별로 보면 전북 57.3%, 충북 55.3%, 경북 54.2%, 경남 48.1% 등으로 주로 지방이 높았다.

부동산R114가 조사한 지난 16일 시세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54.3%로 지난해 7월 21일의 53.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파트값이 내리고 전셋값은 오르면서 매매가와 전세값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아파트값 하락,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깡통전세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시점"이라면서 "이런 주택은 전세금보증보험 가입이 제한되거나 전세보증금 반환이 어려울 수 있어 거래 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확정일자 통계를 토대로 임대차 계약 중 전세와 월세 비율을 살펴본 결과, 2022년 51.8%였던 월세 거래 비중이 지난해 54.9%로 3.1%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같은 기간 전세 거래 비중은 48.2%에서 45.1%로 3.1%포인트 감소했다.

이처럼 월세 계약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100만원이 넘는 고가 월세계약도 덩달아 늘고 있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토대로 지난해 전국 아파트 월세 거래를 가격대별로 분석한 결과, 50만원 이하 거래는 전체의 51.5%로 2022년의 54.2%에 비해 줄었다. 반면 100만원 초과 거래는 지난해 17.2%로 2022년의 16.4%보다 늘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월세 100만원 이하 거래 비중이 65.5%로 전년에 비해 2.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100만원 초과 거래 비중은 34.5%로 2.8%포인트 늘었고, 이 중 200만원이 넘는 초고가 거래도 11.2%나 됐다.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 계약을 한 임차인 3명 중 1명은 100만원이 넘는 월세를 지불한 셈이다.

특히 학군 및 고급 주거 수요가 밀집한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는 지난해 100만원 초과 월세 거래 비중이 51.5%로 절반을 넘겼다. 3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 거래는 2022년 11.6%에서 지난해 12.2%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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