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의원-김대진 한예종 총장 공연

17일 콘서트 무대에서 합께 연주한 피아니스트 김대진(왼쪽)총장과 시각장애인 김예지 국회의원.. 안내견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시각장애 피아니스트가 주는 감동은 각별하다. 88개 건반을 마주해야 하는 피아노는 다른 악기들보다 시각장애인에게 장벽이 높다. 김예지(41) 국회의원이 피아니스트 김대진(59)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과 한 무대에 섰다. 지난 17일 한예종 음악원 이강숙홀에서 드뷔시의 ‘ 작은 모음곡’을 한 대의 피아노로 나란히 앉아 치는 연탄곡(連彈曲)으로 들려줬다. 한예종 음악원에 재학 중인 장애 학생 4명과 비장애 학생 5명이 함께 연주하는 ‘포르테 콘서트’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것이다. 김 의원의 곁에는 안내견이 내내 자리를 지켰다.

현재 한예종 재학생 3600여 명 가운데 장애인은 23명. 지난 9월 김 총장이 김 의원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협주 아이디어를 건넸고 김 의원도 당장 수락했다. 김 의원은 선천성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시각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숙명여대 피아노과를 일반 전형으로 졸업, 미국 피바디 음악원·위스콘신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는다. 정치 입문 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원내부대표로서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선정한 ‘국회 장애인정책 우수 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비장애인은 장애인에 적응하고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협업하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일이 교육이라 생각했다. 강의실에선 못 배우울, 경험으로만 가능한 일이라 꼭 무대를 마련하고 싶었다." 연주회에 앞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김 총장은 말했다. "예술이 가진 힘을 보여드리기 위한 음악회"라는 말도 덧붙였다.

동북아에서 서양음악의 전래가 가장 늦었던 우리나라, 현재는 K팝뿐 아니라 K클래식까지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클래식 음악의 불모지였던 한반도에 20세기초 개신교의 교회음악을 통해 서양음악 역사가 시작됐다. 클래식 음악 선배였던 중국과 일본을 앞지른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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