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우한 코비드19가 인류에게 가져온 재앙과 더불어 인간이 누려야 할 레저의 즐거움의 실종에 대해 얘기를 했다. 네덜란드의 사상가 요한 하위징아(Huizinga)가 그의 명저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유희의 인간)’에서 얘기했듯 인간은 놀이를 위해 존재하는 동물이다. 그러한 놀이의 즐거움을 박탈당한 인류는 당연히 우울감에 깊이 빠져있다. 유사 전체주의 체제는 이런 코로나 시국을 악용한 측면이 있다. 더군다나 규제 완화에서 잠시 쉴 틈을 가지는 행복을 누리다가, 최근 코비드 변이인 오미크론 사태로 다시 방역이 강화돼 공연계는 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코비드 시국의 종말을 예견하는 전조일 수 있다. 대개 3년이 지나면 전염병은 변이를 통해약화 되기 마련이다.
얼마 전 내한해서 폭풍같은 객원 지휘를 했던 뉴욕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인 거장 얍 판 츠베덴은 코비드 시국에서 본인의 국내외 활동이 중지되고, 고향 네덜란드에 머물며 자국 음악계 인력들이 40%나 해고되는 것을 보며 환멸과 무력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일단 자기의 일터인 뉴욕에 가는 것조차 불가능했던 시기를 경험해야 했다. 모든 음악 단체 종사자들이 느꼈던 불행이었다.
그런데 요즘 특히 체감하는 것은 음악회 수요의 폭발이다. 비록 띄어 앉기 규칙 때문에 제한이 있어도 좋은 음악회가 있으면 매진사례이고 표 구하기가 힘들다. 비싼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리카르도 무티 지휘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2021년 쇼팽콩쿠르 우승자와의 협연은 우승자가 결정되기 훨씬 전에 역시 매표 마감이 됐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우승자 브루스 리우의 서울시향과의 공연은 성황리에 진행됐다. 서울시향의 베토벤 교향곡 9번 송년 음악회도 매진사례다. 새 시대는 이미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