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하다. 대장동 특검 논쟁이 물구나무를 섰나? 총 부패수익 1조6천억원(경실련)의 ‘대장동 사업 설계자’가 "특검을 해서 무고함을 밝히고 싶다"고 나섰는데, 특검이 유리한 윤석열 후보 측이 도리어 머뭇거리는 인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6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저는 혐의가 없다"면서 "성역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검찰이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윤 후보와 둘이서 특검 추진 합의에 사인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화천대유가 부산저축은행에 돈을 빌려 부정부패를 저질렀다. 이 사람들이 국민의힘에 로비하여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포기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간단히 말해, 이 후보는 대장동에 혐의가 없고 구속된 화천대유 김만배 등이 국민의힘에 로비하여 저지른 ‘화천대유 게이트’라는 논리다. 이 후보가 김만배·유동규·남욱·정영학의 구속으로 대장동의 꼬리를 싹둑 잘라버리겠다는 속셈이 훤하다.

이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윤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윤 후보에게) 특검을 하자고 했더니 윤 후보 측은 본인과 관계된 저축은행 대출 비리 묵인을 빼고 하자고 했다. 전체를 특검해야지, 본인이 불리한 부분을 빼고 하자고 한다"고 비난했다. 정말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

문제는 윤 후보 측의 대응이다. 윤 후보 측은 3주 전에 "부산저축은행 건을 포함해 특검을 받겠다"고 이 후보 측에 답한 적이 있다. 하지만 여태까지 머뭇거리다 특검을 강력하게 밀어붙이지 못하다 보니 언론 선전전에서 이 후보에게 밀리는 인상이다.

마치 윤 후보가 특검 합의에 사인하지 않으려 하는 것처럼 여기게 된 상황까지 온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성질 급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장동 비리 설계자가 특검을 하자는데 무엇을 망설이는가?"라며 "당장 특검에 합의하라"라고 윤 후보에게 촉구했다.

대장동 게이트는 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 기획비리사건이다. 이 후보 측근 등을 비롯, 극소수의 사익(私益) 편취를 위해 공공기관을 동원한 희대의 사기 횡령사건이다. 872만원을 투자해 101억원을 벌고(천화동인 3호), 부당배당으로 1007억원을 먹고 미국으로 도주(남욱)하는 등 극소수가 국토를 이용해 ‘만배 장사’를 한 것이 대장동 게이트의 본질이다. 곽상도·권순일·박영수 등 법조인들의 비리 악취는 국민의 코를 찌른다. 대장동 특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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