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레베카 라셈, 팬들 투표 이벤트로 '김백화' 확정

배구 선수 레베카(흥국생명)에게 ‘김백화’라는 한국 이름이 생겼다. 사진은 지난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에서 레베카가 공격하고 있는 모습. /연합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에서 뛰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레베카 라셈(등록명 레베카)이 한국 이름을 갖게 됐다.

25일 흥국생명에 따르면 구단 측은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한 ‘레베카의 한국 이름을 지어주세요’라는 이벤트에서 5개의 후보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김백화(金白花)를 레베카의 새로운 한국 이름으로 낙점했다. 김백화는 레베카의 등록명 및 애칭(베키)과 발음이 비슷하고, ‘하얀 꽃’이라는 한자 뜻도 좋아 약 400명의 투표 참가자 중 절반의 지지를 얻었는 설명이다. 그 외 김백희와 김라현, 김나샘, 김미소 등 다른 후보들도 관심을 끌었다.

레베카는 할머니가 한국인인 ‘쿼터 코리안’이다.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던 할아버지와 결혼해 미국으로 이민한 한국인 할머니가 낳은 아들이 바로 레베카의 아버지다. 지난 5월 튀르키예에서 진행된 2025-2026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7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은 후 레베카가 한국 귀화에 관심을 나타낸 이유다. 실제로 레베카의 아버지는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해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필요한 서류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V리그 개막 이후에는 레베카의 귀화 논의가 더는 진척되지 않았다. 대신 할머니의 성(金)을 따라 한글 이름을 짓기로 하고 팬들의 투표 과정을 거쳐 김백화를 선택했다.

레베카는 ‘삼수’ 만에 한국 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당초 2021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 6순위로 IBK기업은행의 지명을 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친 활약 탓에 시즌 초반 계약 해지로 한국을 떠나야 했다. 이듬해인 2022년 외국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지만 구단들의 낙점을 받지 못했다. 2022년부터 작년까지 그리스 리그의 ASP 테티스에서 뛰면서 기량이 급상승했다는 평가를 받은 레베카는 3년여 만에 V리그에 재입성한 이후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올 시즌만 해도 9경기에 출전해 총 216점(경기당 평균 24점)을 기록해 득점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도 41.3%로 4년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지난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렸던 GS칼텍스전에선 28점을 득점하며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레베카는 "이기고 싶은 욕망이 컸고 공격 어프로치가 더 잘 된 것 같다"며 "(올 시즌 우승 도전도)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우승했기에 노력하고 성장하면서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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