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 “김예지, 당론 계속 어겨…장애인 할당이 문제"
친한계 중심으로 “장애인 비하”라며 비판 목소리 확산

국힘 지도부 “과격했지만 비하 의도 없어”…사의 반려
전한길 “김예지, 숙청해야”…신동욱 “비례공천도 의문”

장애인 단체 “최중증 장애인들이 절규할 때 뭘 했느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연합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의 ‘김예지 의원 관련 발언’ 논란이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그의 발언이 ‘장애인 비하’와는 무관하단 지적이 나온다. 또한 장애인 단체들 역시 해당 발언이 “충분히 제기 가능한 비판”이라며 김 의원이 논쟁보단 실제 장애인들의 권리보장에 힘쓰라는 취지의 지적도 나왔다.

사건은 박 대변인이 12일 우파성향 유튜브 채널 ‘감동란TV’에 출연한 일로 시작됐다. 그는 김 의원을 두고 “당론을 제일 많이 어기는 게 김예지”라며 “막말로 김예지는 눈 불편한 거 빼곤 기득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 특권은 누리고 싶고, 비례대표로 꿀은 빨고 싶고, 그런데 민주당 가면 공천 안 줄 것 같기에 국민의힘 장애인 할당제로 들어오고 싶은 것”이라며 “장애인을 많이 할당해서 문제”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다음날부터 친한계 유튜브를 중심으로 “장애인 비하발언”이라며 확산되기 시작했다.

논란 속 박 대변인은 16일 페이스북에 “무지성 혐오몰이 하는 고정관념부터 벗어야 한다. 특정인에게 과한 특혜를 줄 이유도 없다”고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친한계 측 공세가 지속되자 당에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17일 장동혁 대표는 박 대변인에게 ‘엄중 경고’ 한 뒤 사의를 반려했다. 정치생명을 끊을 일은 아니라 판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송언석 원내대표도 “자그마한 일”이라며 사건 확대를 경계했다.

전 한국사강사 전한길 씨도 박 대변인 호위에 나섰다.

전 씨는 18일 유튜브에서 “김예지는 국민의힘을 도운 적 없다. 탄핵할 때도 윤 전 대통령 등에 칼 꽂았고, 민주당과 손잡고 특검 만든 게 바로 친한파 김예지다. 숙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김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사의 반려’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며 “약자와 동행하는 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변인과 ‘감동란TV’ 운영자를 고발했다.

박 대변인의 발언이 적절치 못했을 수 있지만 ‘장애인 비하’로 몰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박 대변인 발언에 다소 과격한 부분들이 있었다”면서도 “전체 맥락은 장애인 폄하 목적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단지 김 의원에 대한 비판 강도가 셌다”고 말했다.

19일 신동욱 수석최고위원도 CBS라디오에서 “장애인 비하 의도였다면 잘못됐지만, 발언 취지는 당내 문제와 연결돼 있다”며 “저도 김 의원에 대해 할 말 있다. 그분이 어떤 경위로 두 번 연속 비례대표가 됐는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20일 좌파성향 한겨례신문 역시 “박 대변인의 당시 발언도 전체 맥락을 보면, 김 의원이나 장애인 공격이 아니라, 한동훈 전 대표를 공격하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의원의 지나친 공세가 계속되자 장애인 보호단체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등 단체들은 18일 낸 공동성명에서 “박 대변인이 정당한 비판을 제기했다”며 “비판을 무조건 ‘장애인 혐오’로 치환하려는 비겁한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김 의원은 스스로 장애인 대변자라 칭하지만, 실상은 ‘전장연 스피커’에 불과하다”며 “최중증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들이 절규할 때, 김 의원은 어디에 있었는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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