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전광훈 목사’ 등 우파 인사들과 “뜻이 같다면 함께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나 의원의 발언은 최근 장동혁 대표의 ‘범 우파 연대설’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나 의원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나 ‘부정선거·윤어게인’ 지지자들과도 함께 갈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혀, 야권에 새로운 빅텐트가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사람 싫다, 저 사람 싫다, 이쪽은 너무 오른쪽이다, 이쪽은 어떻다 하면 우리가 이길 수 없다”면서 “더 넓은 집을 짓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자가 ‘모든 우파면 어디까지인가’라고 묻자 “같이할 수 있는 곳은 다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는 뭐 이래서 싫고 저래서 싫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광훈 목사부터 이준석 대표까지 다 포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나 의원은 “우리를 지지하고 우리하고 뜻을 같이하겠다고 하면 이 사람은 안 돼,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거 아니냐”면서 “그래야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선거 연대 범위를 더 확장했다.

진행자가 ‘부정선거나 윤어게인을 주장하는 분들도 포함이냐’고 묻자 “그분들이 우리 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걸 당신들은 윤어게인, 당신들은 뭐 부정선거니까 안 돼 이렇게 우리가 내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 받을 때 이 사람은 도둑놈 표라서 안 되고, 이 사람은 사기꾼 표라서 안 되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동네선거 할 때도 누구든지 표 주신다는 분들 의견은 다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나 의원은 인재발굴에 대해서도 “핵심은 당성”이라며 “보수인지 진보인지, 우리 당인지 민주당인지 모르는 사람 데리고 올 수는 없다· (당성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 당성이 불분명한 자들로 ‘내부 총질’이 이어지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나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장 대표가 언급한 ‘범 우파 연대설’에 무게를 더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16일 우파성향 유튜브 채널 ‘이영풍TV’에 출연해 ‘자유민주당, 우리공화당, 자유통일당, 자유와혁신과 연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재명 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범 우파 연대설’을 촉발시켰다.또한 장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항소포기 규탄대회’에서도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발언하며 ‘범 우파 연대’를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우리는 황교안 아니다”라며 ‘내부 총질’을 시작했고, 그를 따르는 친한계 인사들도 지도부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당내 구도에서 나 의원이 장 대표 ‘단일대오’ 정책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나 의원의 “더 넓은 집 짓겠다”는 발언에 지난 대선에 등장했던 범 우파 ‘빅 텐트’가 연상됐다는 말도 나온다. 빅텐트란 선거판에서 여러 정당·인물들을 모아 큰 연합 전선을 만드는 전략을 뜻한다.

지난 6·3대선에서도 손학규·황교안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국민의힘에 합류했지만, 한덕수·이낙연 등 인사들은 합류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나 의원의 ‘더 넓은 집’ 또한 어떻게 구성될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