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제색도, 월인석 석보 등 근현대 미술 330점 소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에서 관람객들이 전시품을 보고 있다. /연합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수집한 한국 유물들이 전시회를 통해 세계인들과 만난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문화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년 2월 1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이 열린다. 국보 ‘정선 필 인왕제색도’와 보물 ‘김홍도 필 추성부도’·‘월인석보’ 등 국보 7건, 보물 15건을 포함해 삼국시대부터 근현대 미술까지 330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박수근(1914∼1965)의 ‘농악’, 이응노(1904∼1989)의 ‘군상’, 김환기의 ‘산울림’ 등 20세기 한국 미술사의 주요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의 문화와 미술이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역사적 다양성과 혼성성을 포용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뜻깊은 전시"라고 강조했다.

전시품들은 모두 이건희 선대 회장이 모은, 일명 ‘이건희 컬렉션’이다. 기증 1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 지역 박물관 5곳에서 열린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에서 누적 116만여 명이 관람할 정도로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미국에서는 당초 지난 8일부터 전시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 재단인 스미스소니언 산하 박물관이 문을 닫으면서 개막일이 연기됐다.

이번 전시는 이건희 컬렉션의 첫 해외 전시로, 향후 외국 다른 지역에서도 잇달아 전시회가 열릴 전망이다. 먼저 내년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는 미국 중서부의 중심지 시카고에 있는 시카고박물관에서 전시가 예정돼 있고 영국박물관(2026년 9월 10일∼2027년 1월 10일)에서도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는 각 지역과 박물관별 특성을 반영해 일부를 새롭게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문화유산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정신, 시대를 초월한 미적 가치가 세계인과 소통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K-컬처의 원류로서 한국 문화의 창의성과 예술성이 전 세계인에게 널리 전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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