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국가대표의 꿈이 있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했는데 잘 안됐습니다. 뒤늦게 이렇게 찾아와서 저한테는 영광이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15일과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K-베이스볼 시리즈' 야구 국가대표팀 한일 평가전을 앞두고 13일 훈련을 마친 한국 야구대표팀 포수 최재훈(한화 이글스)은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36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그는 류지현 대표팀 감독이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발탁도 염두에 두는 '안방마님' 후보다.
이번 대표팀에서 유일한 1980년대생(1989년생) 최고참인 그는 "89년생 저 혼자인데, (박)해민이가 빠른 90년생이라 친구"라며 "어린 선수들이 다가와 주고 친근하게 해줘서 불편함이 없다. 제가 '꼰대'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다가와 줘서 정말 고맙다"며 웃었다.
대표팀의 젊은 투수들 공을 받아본 소감으로는 "정말 좋은 투수들이 많다. 미래의 투수들이 엄청 많다"며 "한화에서도 좋은 투수들을 봤다. 대표팀 투수들은 대박 날 거라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소속팀 한화는 2023년 WBC에서는 단 한 명의 대표 선수도 배출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표팀에는 6명이 승선해 LG 트윈스와 함께 가장 많다.
최재훈은 2023년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조만간 한화는 대표를 가장 많이 배출할 것'이라고 장담했던 선배 정우람을 떠올렸다.
최재훈은 "(정)우람이 형 말대로 됐다"며 "처음에는 김서현 혼자 가서 외롭게 했는데, 지금은 다른 선수들도 많이 오지 않았나. 기분 좋고, 이번 평가전에서 한화 선수들이 잘해서 WBC에도 많이 참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K-베이스볼 시리즈와 내년 WBC는 모두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없는 대회'다.
최근 2년 동안 KBO리그에서 포구 위치를 스트라이크처럼 미세하게 조정하는 프레이밍을 할 필요가 없었던 최재훈은 "프레이밍도 연습할 때 항상 했기 때문에 그런 거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오히려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은 피치 클록이었다.
그는 "시간이 단축됐기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투수도, 포수도 빨리빨리 해야 하고 급하다 보니까 그게 좀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최재훈은 최근 소속팀 포수 선배인 이재원이 플레잉코치로 보직을 변경하며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은 데 대해 복잡한 심경도 전했다.
최재훈은 "(이)재원이 형한테 정말 고마웠다. 제가 힘들 때 많이 도와줬다"며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 때도 '후배들한테 하루만 더 야구장 오게 해달라'고 했는데 5차전에 끝나서 정말 미안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저도 재원이 형이랑 비슷한 나이대라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온다는 생각에 마음이 좀 그랬다"며 "제가 있는 한, 후배 선수들에게 필요한 걸 다 전수해 주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일본전에 대해 "일본 타자들이 섬세하고 콘택트 능력이 좋지만, 우리 팀이 약팀이 아니기 때문에 잘 싸운다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