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88(창원)지구 제2시험장인 창원 사파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막바지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88(창원)지구 제2시험장인 창원 사파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막바지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3일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진행됐다. 비교적 포근한 날씨 속에서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응시한 올해 수능은 적정 난이도 수준이었다. 전국적으로 일부 지각생이 나오고 부정행위가 발생했으나 큰 사고 없이 비교적 무난하게 끝났다.

올해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는 기조에서 2025학년도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어의 경우 독서에서 변별력을 높였으며, 수학은 개념과 원리를 적용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능력에 중점을 뒀다. 영어에서는 출제범위 안에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했다.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서 동점자가 다수 발생해 한 문제로도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올해 수능의 최대 변수로 일컬어지는 이른바 ‘사탐런’과 관련해서는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변수로 남아 있다. 사탐런이란 자연계 수험생들이 과학탐구보다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 영역으로 대거 몰리는 것을 뜻한다. 올해 사회 과목을 1개 이상 선택한 학생은 77.3%(41만1259명)인 반면 과탐만 선택한 응시생은 12만692명(22.7%)으로 작년보다 7만명 가까이 줄었다.

전반적으로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율은 문항 수를 기준으로 50% 수준이며, 특히 영어의 연계 문항은 모두 EBS 교재의 지문과 주제·소재·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 등을 활용하는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됐다.

올해 수능 출제위원장인 김창원 경인교육대학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적정 난이도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며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에게 유리한 문항을 최대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능에는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응시했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55만4174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1504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례적으로 출생아 수가 많았던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이 고3 재학생으로 수능을 치른 영향이 크다. 졸업생 지원자 수도 15만9922명에 달했다.

수험생 수가 많아지고 의대 모집인원은 전년보다 줄어들면서 최상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이 증원 전 규모인 3016명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졸업생인 응시자는 전년도(16만1784명)보다는 줄었으나 최근 12만~13만명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많은 수준이다.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파주의 박재상군(20) 은 "그런대로 무난하게 치른 것 같다"며 "그동안 못 잤던 단잠을 푹 자고 벼르던 해외 여행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주현양(20)은 "수학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며 "꼭 받고 싶었던 네일아트를 가장 먼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민주양(19)은 "며칠 전 독감에 걸려 공부를 거의 못했다"며 "차라리 재수한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성적 발표를 기다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은 오는 17일 오후 6시까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에 하면 된다. 평가원은 심사를 거쳐 25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성적 통지표는 12월 5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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