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전 의원. 유족 제공. /연합
이윤수 전 의원. 유족 제공. /연합

김대중(DJ·1924∼2009) 전 대통령의 경호 비서를 지낸 이윤수(李允洙) 전 의원이 지난 12일 오후 1시5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3일 전했다. 향년 87세.

경기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휘문고를 중퇴했다. 1969년 당시 서울 종로에 있던 야당 신민당 중앙당사에 갔다가 DJ가 누군가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싸움을 말렸다. 이후 DJ의 경호비서가 되어 평생을 함께했다. 시사오늘 인터뷰에서는 1971년 대선 당시 청중이 DJ에게 준 음료수를 검사했더니 독극물이 검출됐다는 일화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동료 정치인은 "시골 여관에 묵을 때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DJ의 신발을 겨드랑이에 품어 따뜻하게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1986년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출범시 발기인으로 참여한 데 이어 야당의 경기 성남·수정지구당 위원장을 맡았고 1992년 14대 총선부터 경기 성남·수정 지역구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환경노동위원장, 예결특위위원장을 역임했지만 현역 의원 시절 재산등록에서 마이너스 1천50만원을 기록했고, 의원직을 마치고도 성남시 연립주택 3층 사글셋방에 살았다. 국회의원 청렴상, 최우수국회의원상을 받았다. 2009∼2011년 대한민국헌정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동료 정치인은 "처음에 지역 기반을 다진 고인 대신 다른 중앙부처 공무원 출신이 당 공천을 받았다"며 "다른 이들은 모두 반발하고 탈당했는데도 혼자 남아있다가 당이 공천한 후보가 사퇴하자 대신 후보로 나섰다"고 기억했다.

고인을 아는 또 다른 지인은 "성남에서 돈 없고 힘없는 야당 지구당 위원장 할 때 아무도 불러주는 사람이 없자 주머니에 흰장갑과 가위를 넣고 다니다가 개막 행사장 같은 곳에 무작정 찾아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유족은 부인 이양숙씨와 아들 정준석씨 등이 있다. 아들 정씨는 고인의 외조카였다가 어릴 때 양자가 됐다. 빈소는 분당차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14일 오전 8시, 장지 성남시장례문화사업소 납골당. ☎ 031-780-6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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