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사단법인 한국전 참전용사 한미추모사업회 창립총회 전경. /여의도순복음교회

6·25 한국전쟁에서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피 흘린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한미동맹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추모공원 건립이 추진된다.

사단법인 한국전 참전용사 한미추모사업회는 1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세계 최대 유엔군 추모기념공원 건립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총회는 미국 재향군인의 날 기념식과 함께 진행되어 의미를 더했다.

한미추모사업회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1950년 북한 공산군의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에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생명을 지키기 위해 16개 유엔 회원국의 젊은이들이 피를 흘렸다"며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후대가 기억하고 보은하겠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전쟁에는 194만 명(미군 179만 명)이 참전했으며, 이 가운데 5만6442명(미군 3만6634명)이 전사하고 10만4076명이 부상, 1만11명이 실종됐다. 추모사업회는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이 존재한다"며 그 역사적 의미를 재확인했다.

창립총회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담은 영상 상영으로 시작됐다. 이어 소프라노 강윤정 씨가 미국 국가를 제창했고, 참석자 전원이 애국가를 부르며 순국 영령을 위해 묵념했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1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사단법인 한국전 참전용사 한미추모사업회 창립총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국민통합위원회

이날 행사에는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축사를 전했고,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이 뜻깊은 일에 정부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총회에서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이 목사는 인사말에서 "이 사업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한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추모사업회는 서울 중심부에 자유와 평화의 성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부산 유엔묘지나 전쟁기념관 등 추모 시설이 존재하지만 접근성과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워싱턴 D.C. 링컨기념관 앞에 위치한 미국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과 같은 상징적 공간을 서울에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추모공원은 단계적으로 조성된다. 1차로는 ‘유엔 한국전 참전영웅 추모의 벽’을 세워 4만8000명의 전사자 이름을 새기고 2차로 16개국 전투병상 동상과 미군 6개 부대 상징 조형물을 실물의 1.8배 크기로 건립할 예정이다.

건립 기금은 정부와 기업, 국민의 자발적 기부로 조성된다. 기부자 명단은 공원 내 화강암 비석에 새겨 최고 예우를 다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업은 한미 우호협력 강화와 국제 평화 증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 양국에 별도의 재단이 설립되어 협력하며 미국 재단은 설계·기술·대외교류를 지원하고 한국 재단은 부지 확보와 모금활동을 주관한다.

추모사업회는 "이 공원이 완공되면 참전국 국민들과 한국 국민이 함께 자유의 가치를 되새기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는 역사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며 "전쟁의 상처 위에 세워진 평화의 기념비가 전 세계에 자유의 소중함을 증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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