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담임목사 청빙’...올바른 ‘목양사역’은?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있는 한 성결교회 담임목사는 교회로부터 청빙을 받아 타 교회 부목사에서 이 교회 담임목사로 부임을 했다. 벌써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 담임목사는 처음 부임을 해 너무 당황스럽고 두려웠다고 했다.
그 이유는 부목사 당시 받았던 사례비와 담임목사로 부임 후 받은 사례비 차이가 너무 커서 "내가 이 많은 사례비를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지금은 잘 적응하여 목회를 감당하고 있다.
이렇듯 제법 큰 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는 것은 하나님께 감사한 일이며 그로 인해 부임 이후 목회자로서 그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고 하겠다.
서울 석촌역 근처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한빛교회의 김진오 목사는 이 교회 부목사 출신으로 성도들과 원로 목사의 청빙으로 다시 오게 됐다. 청소년· 청년 전문가적인 부분이 성도들에게 환영받은 것으로 보인다. 부임 이후 교회는 부흥의 도화선을 마련했으며 성도들의 전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방송 선교에도 남다른 사명감으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 강남 사랑의교회 뒤편에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산정현교회는 현재 담임목사의 은퇴가 임박해 동사목사와 함께 목회를 감당하고 있다. 특별한 문제점이 없다면 동사목사가 담임목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회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교회로, 노회에서도 대표적 위치에 있으며 담임목사는 총회적으로도 큰 일을 감당하고 있다. 담임목사는 오랜 기간 총회 교단지인 기독신문의 주필을 맡아 글을 통해 목사와 장로들에 공감을 이끈 목회자이기도 하다.
위의 여러 가지 청빙의 예에서 보듯이 큰 교회로부터 청빙을 받아 부임한 목사에게는 단순한 ‘위치의 변화’가 아니라 영적 책임의 무게와 새로운 공동체 속에서의 목회적 자세 변화가 요구된다.
서울 강동구 천호사거리 근처에 있는 동안교회도 원로 목사의 질병 등으로 새 담임목사를 청빙했고, 목회 사명을 감당해 나가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에서 가장 큰 교회 중 하나인 충현교회 담임목사도 미국에서 목회를 하다가 청빙을 받아 현재 목회를 감당하고 있다. 특히 대형교회 목사이지만 교단 목회자가 아닌 점을 감안하여 교단 신학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과정을 다시 수학하고 있어 교단 목회자들에게 칭찬을 받고 있다.
큰 교회로의 청빙은 명예가 아니라 더 큰 책임을 의미하며 새롭게 부임한 목사는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양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교회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목회자의 마음에 크기이다.
그에게는 섬김의 리더십 (Servant Leadership)이 필요하다. 예수님은 "섬기는 자가 큰 자"(마태복음 20:26)라고 하셨다. 목사는 권위를 앞세우는 지도자가 아니라, 무릎으로 섬기는 중이어야 한다.
섬김이 없는 리더십은 힘이 되지만, 섬김이 있는 리더십은 은혜가 된다. 큰 교회일수록 조직이 체계적이고, 권위가 주어지기 쉽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섬기는 자가 큰 자"(마 20:26)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님의 종으로서 교회를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겸손과 경청’이 중요하다. 큰 교회에는 오랜 전통과 다양한 세대, 수많은 직분자들이 있다. 부임 초기에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실천하며 교회 역사를 배우는 태도가 중요하다.
오랜 전통과 다양한 세대가 함께하는 공동체 속에서, 기존의 흐름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이해해야만 한다. 듣는 자만이 교회를 새롭게 세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먼저 듣고, 이해하고, 공감한 뒤에 변화하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공동체적 사역’에 집중해야 한다. 큰 교회는 한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장로, 부교역자, 평신도 지도자들과의 협력 속에서 사역이 이루어져야 한다." 함께 일하는 교회, 함께 세워가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추태화 교수(전 안양대학교)는 "개인 중심이 아니라 팀 목회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부교역자, 장로, 평신도 리더들과 협력하여 "함께 세워가는 교회"를 지향해야 한다. 즉 "혼자 일하는 리더가 아니라, 함께 가는 동역자"여야 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비전의 갱신과 방향 제시’를 들고 있다. 과거의 전통을 존중하되,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서 주신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기도로 찾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 비전 제시가 너무 빨라도 너무 늦어도 문제가 된다.
비전은 사람을 설득하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 순종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큰 교회는 종종 구조와 전통에 갇히기 쉽다. 그러므로 새로운 목사는 과거를 존중하면서도, 하나님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전통을 무너뜨리지 않고, 그 위에 새 길을 여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그 다음으로 ‘영적 권위보다 영적 진정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 부임 초기에 ‘권위’로 교회를 이끌려 하기보다, 진정성과 영적 깊이로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이다.
김세준 교수(세한대학교)는 "진심으로 기도하고, 말씀으로 설득하라. 명령보다 모범으로 보여라"라고 말한다.
‘기도와 자기관리’도 가장 기본적이며 이 일에 충실해야 한다. 어떤 목회자는 독일에서 유학하고 온 후 교회에 부임해 와인을 혼자 자주 마시다가 교인에게 발각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큰 교회는 외적 사역이 많고, 사람의 기대도 크다. 그러나 기도의 자리와 내면의 경건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추태화 교수는 "교회를 세우는 힘은 조직이 아니라, 무릎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겸손한 변화관리’도 필요하다. 새로운 목회자는 ‘바꾸는 자’가 아니라 ‘함께 바꾸는 자’이다.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성공적인 목회가 가능하다.
급격한 변화보다, 공감과 설득을 통한 점진적 개혁이 지혜롭다. "속도보다 방향, 단기성과보다 지속성을 추구하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부임 후 교회를 바꾸려 하기보다, 먼저 함께 걸을 사람들을 세우는 일이 우선이다. 급격한 변화는 반발을 낳지만, 겸손한 변화는 신뢰를 낳는다.
속도보다 방향, 성과보다 지속성이 중요하다.
특히 큰 교회에 부임한 목사의 가장 큰 사명은 ‘크게 목회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목회하는 것’이다. 화려한 비전보다 따뜻한 마음, 조직의 확장보다 영혼의 회복을 추구하는 목회자가 될 때, 하나님은 그 교회를 새롭게 하신다.
추태화 교수는 "큰 교회에 부임한 목사에게 필요한 것은 지휘자의 권위가 아니라, 목자의 마음과 제자의 자세다"라고 강조했다.
큰 교회로의 청빙은 명예가 아니라 더 큰 책임을 의미한다. 새롭게 부임한 목사는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양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