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10월 30일로 정치·행정, 경제·산업, 사회·문화 분야의 14개 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11월 6일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감사를 마지막으로 한 달 가까운 일정이 마무리된다.

이번 국정감사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을 처음으로 점검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국감 초반에는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4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정이 진행될수록 여야의 이전투구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확산됐다.

1999년부터 27년째 국정감사를 감시하고 평가해온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올해 국정감사에 대해 "역대 최악의 낙제점을 받은 저질 국감"이라며 F학점을 주었다. 이 단체의 지난해 국정감사 평가는 D학점, 2023년도 국감은 C학점이었다.

특히 국정감사가 국정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 일부 의원의 사감(私感)을 배출하는 공간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올해 국감 현장을 소란스럽게 만든 주역으로는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최민희 과방위원장 그리고 증인 채택을 두고 공방의 중심에 섰던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등 세 사람을 꼽게 된다. 추미애는 야당 간사 선출 안건을 부결시켜 ‘교섭단체 간사와 협의해 의사일정과 개의 시간을 정해야 한다’는 국회법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 추미애는 국회의원 평균보다 3배 이상 많은 발언·질의 시간을 독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국감 기간 중 국회에서 딸의 결혼식을 열고 모바일 청첩장에 신용카드 결제 링크까지 넣은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저질 공방의 주역이었다. 최민희는 논란이 커지자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에 신경을 못 썼다"는 변명을 내놓아 사람들을 아연케 했고,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켜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김현지 실장을 증인으로 부르지도 못했고, 양평 공무원 사망 사건으로 민중기 특검을 부르려고 했으나 이마저 실패했다. 힘의 열세라고 변명하기에는 전략 부재와 의욕 상실이 심각했다. ‘그나마 지금 모습이 최상일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이 기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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