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를 막기 위해 접점을 모색했으나 결과 도출에 실패했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연합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를 피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29일(현지시간) 회동했으나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셧다운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값이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방정부의 2025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30일 자정(현지시간·한국시간 10월1일 오후 1시)을 30여 시간 남겨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 공화당 존 튠 상원 원내대표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과 백악관에서 만나 접점을 모색했다. 그러나 공공 의료보험 ‘오바마 케어’(ACA·Affordable Care Act) 보조금 지급 연장을 두고 평행선만 그렸다. 임시예산안이 30일 상원에서 처리되지 않을 경우 연방 정부는 이튿날인 10월 1일부터 일부 업무가 정지되고, 공무원들은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기회로 삼아 기조에 맞지 않는 분야의 공무원들에 대한 대량 해고를 벼르고 있다. 다만, 튠 원내대표가 ACA 보조금 지급 연장을 제외한 7주짜리 단기 지출법안을 30일 상원에서 재표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극적 돌파구 마련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셧다운 사태가 일어나도 미국 행정부가 완전히 멈추는 것은 아니다. 상무부는 29일 공개한 ‘질서 있는 셧다운 계획’에서 "수입품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업무"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국제 금값은 사상 처음 온스당 3800달러를 돌파했다. 2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1.2% 상승한 온스당 3855.20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금값 급등은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 가능성에 달러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나왔다. 그러나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3대 주가지수는 셧다운 불안감 속에서도 탄력을 이어 갔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8.78포인트(0.15%) 오른 4만6136.0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51포인트(0.26%) 상승한 6661.21, 나스닥종합지수는 107.09포인트(0.48%) 오른 2만2591.15에 장을 마쳤다. 셧다운이 역사적으로 증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셧다운으로 주요 경기지표의 발표가 미뤄지면 증시가 방향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반영,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83포인트(5.43%) 오른 16.12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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