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본격적으로 지급(7월 21일∼9월 12일)된 8월 소매판매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비쿠폰이 이재명 정부의 경제 ‘마중물’ 효과 주장과 달리 ‘반짝 약발’에 그쳤다.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던 산업생산 지표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자동차 생산이 호조를 보였지만, 장기화하고 있는 건설업 부진이 생산지표를 끌어내렸다. 다만, 건설업황의 1~2년 선행 지표격인 건설수주가 두달째 40%대 증가폭을 기록했고 경기선행 종합지수도 상승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가장 주목되는 지표는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다. 지난달 소매판매액 지수는 102.2(2020년=100)로 전달보다 2.4% 감소했다. 지난 4월(-1.0%) 이후 4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작년 2월(-3.5%) 이후 18개월래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의복·신발·가방 등 준내구재(1.0%)에서 판매가 늘었지만,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내구재(-3.9%) 또는 가전제품·가구 등 내구재(-1.6%)에서 판매가 줄었다.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7월 소매판매가 2.7%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경정예산이 ‘반짝 효과’를 내는 데 그쳤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은 상대적으로 늦은 추석으로 인해 8월 수요가 9월로 넘어간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기획재정부도 일시적인 조정에 무게를 뒀다. 소비쿠폰 효과가 7월에 상당 부분 반영된데다, 8월 소비는 ‘명절 변수’에 묻혔다는 것이다.
8월 전산업생산 지수(계절조정)는 114.5로 전월과 동일했다. 산업생산이 지난 4∼5월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6∼7월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다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생산호조(21.2%) 등에 힘입어 2.4% 늘었다. 이두원 심의관은 "자동차 생산이 5년 2개월만에 최대폭 증가했는데, 부분파업 등에 따른 생산감소의 기저효과가 일부 반영됐다"고 말했다.
반면 건설업 생산은 6.1% 급감했다. 지난해 3월(-9.4%) 이후로 17개월래 최대 감소다. 그밖에 서비스업 생산은 0.7%, 공공행정 부문은 1.1% 각각 감소했다. 투자지표는 설비·건설 모두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1.1% 줄었다.
정밀기기 등 기계류 투자가 늘었지만,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6.8%) 및 토목(-4.0%)에서 공사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 대비 6.1%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개월 연속 감소세다.
건설수주(경상)는 건축과 토목에서 모두 늘면서 전년 동월 대비 44.8% 증가했다. 7월(49.7%)에 이어 두달 연속으로 40%대 증가폭이다. 기재부 조성중 경제분석과장은 "건설수주는 지난해 7~8월 수치도 나쁘지 않았기에 기저효과는 아닌 것 같다"며 "건설수주가 다시 올라오고 있어 조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종합지수는 개선됐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p),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5p 각각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