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백만장자가 된 1인 개발자’, ‘17세의 나이로 월수익 100만 달러, 1인 개발자’ 같은 굉장히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쉽게 믿기 어려운 이런 헤드라인들이 많이 노출되면서 필자도 주변 지인들로부터 ‘이런 것이 정말 가능하냐?’ 라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사는 사실이고, 해당 인물은 인디 해커 피터 레벨스라는 사람으로 AI 코딩 도구 ‘Cursor’로 단 3시간 만에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을 제작, 월 1억2000만 원을 벌어들였다. 17세의 잭 야데가리는 챗GPT를 활용해 음식 사진으로 칼로리를 계산하는 ‘칼 AI’(CalAI)라는 앱을 개발, 어린 나이에 월 1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기록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AI이고 ‘바이브 코딩’이다. 바이브 코딩은 ‘이런 느낌의 앱을 만들어줘’라고 AI에게 요청하고 실제 코딩은 AI가 도맡아서 하는 완전히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이다.
바이브 코딩이 기존 LLM(rjeodjsdjahepf) 기반 코딩과 다른 점은 프롬프트 방식의 변화에 있다. 단순히 AI가 코드를 대신 짜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기술적인 명세를 주지 않아도 ‘느낌, 목표, 추상적 요구’를 말하면 AI가 알아서 UI·기능·코드 구조·배포 환경까지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패러다임을 지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챗GPT나 클로드 같은 LLM은 사용자가 구체적인 명령을 줘야 했다. 즉 사용자가 설계자 역할을 하고 LLM은 구현을 돕는 조수 역할이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바이브 코딩은 ‘이런 느낌의 앱을 만들어줘’ 처럼 매우 추상적인 요구만 제시하면, AI가 알아서 목적을 해석한다.
예를 들면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의 레트로한 느낌의 감성을 가진 일기장 앱을 만들어줘’처럼 개발자 머리 쥐어뜯게 만드는 요구도 AI가 UI는 복고풍 컬러톤으로, 일기 작성, 배경음악, 사진첩 같은 기능을 추론해서 전반적 구조를 짜고 코드를 작성한다. 즉 AI가 단순 구현이 아니라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 역할까지 흡수하는 것과 같으니 엄청난 가치를 보인다. 그래서 요즘 SNS에는 비전공자도 바이브 코딩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여기서 착각하면 안 된다. 바이브 코딩이 만능 마법은 아니다. 레벨스는 이미 10년 넘게 쌓은 개발 감각과 마케팅 노하우를 가진 베테랑이었다. 야데가리 역시 Z세대 특유의 소셜미디어 감각과 바이럴 마케팅 능력이 승리의 핵심이었다. AI는 그저 그들의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현하는 도구일 뿐이다.
게다가 일반인은 완벽하게 바이브 코딩만으로 앱을 만들기에는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 생각해 보자, 챗GPT 같은 대중적인 툴만 하더라도 일반인과 전문가는 사용하는 수준과 결과물의 퀄리티가 하늘과 땅 차이다. 바이브 코딩은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다. 그럼에도 시장에는 Cursor, GitHub Copilot, Replit과 같은 수많은 AI 코딩 도구들이 생겨나고 있다.
바이브 코딩 광고들이 단순한 과장 광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AI 덕분에 소프트웨어 개발이 상당히 빨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라면 수개월이 걸리는 프로토타입 제작도 이제는 며칠, 심지어 몇 시간 안에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천재 개발자 한명이 평범한 개발자 수백, 수천 명보다 값진 세상이다. 초지능 연구소로 천재들을 빨아들이는 메타(페이스북의 자회사)의 케이스만 보더라도 이러한 변화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바이브 코딩은 정말 혁신적이었다. 불과 몇 년 전이었다면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히는 데만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렸을 텐데, 이제는 AI의 도움으로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으면 되는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 기본적인 지식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충분히 1인 개발자로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