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미국 유타밸리 대학 교정에서 공개 토론을 진행하던 논객 찰리 커크가 백주에 총격으로 사망했다.
93년생 찰리는 2012년 기독교 보수주의를 기반으로 미국을 정상화하자는 취지로 시민단체 터닝포인트USA를 설립했다. 진보, 좌익성향이 보편적인 대학가를 찾아가 낙태·성소수자·인종 문제 등에서 거침없이 우파진영을 대변해 유튜브 375만 구독자를 모았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기독교 보수주의로 많은 이들의 존경과 미움을 동시에 받았다. 그는 1981년 3월 워싱턴 힐튼 호텔 앞에서 테러범의 권총에 맞아 들것 신세를 졌는데, 배우 출신답게 난리통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응급조치를 위해 의복을 해체하는 간호사에게는 "낸시(영부인)에게 허락 받았나?"라고 물었고, 의사들에게는 "여러분들이 공화당 지지자이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의식을 회복한 뒤 "여기가 낸시 없는 세상이 아니기를 기도했다"는 로맨틱한 한마디에 지지율이 급등했다.
비슷한 사례로는 2006년 선거유세 중 칼을 든 괴한에게 치명상을 입고 "오버하지 말라고들 하세요"라며 지지자들을 안심시킨 박근혜 전 대통령, 2015년 좌익 극단주의자에게 자상을 입고 "한미동맹을 위해 얼른 복귀하겠다, 같이 갑시다"라고 트윗했던 마크 리퍼트 대사를 들 수 있다. 이들의 용기 앞에 테러의 공포는 순식간에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게 되고 말았다.
찰리 커크가 부상에서 회복하는 ‘평행우주’가 존재한다면, 어떤 조크를 남겼을지 궁금하다. 이 자리를 빌어 지금도 광장과 온라인에서 소신을 굽히지 않는 자유우파 청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멋진 논객 찰리 커크의 명복을 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