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천 서구 경명공원 물놀이 시설을 찾은 어린이들이 폭포 물줄기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

오는 19일까지 최대 700㎜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예보된 가운데, 비가 그친 직후에는 다시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까지 강수 정점에 이른 뒤, 20일부터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한여름 무더위가 재개될 것으로 예고된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퍼붓고 있는 폭우는 상층의 찬 공기와 중하층의 열대 수증기가 충돌하면서 발생한 정체전선에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세가 더해진 결과다. 중부 지역에는 ‘한난 경계’에 형성된 저기압이 머물고, 남부 지역은 열대 수증기와 지형 효과가 겹쳐 ‘물폭탄’ 수준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충남 서산은 17일 오전까지 438.5㎜, 전날까지 누적 518.9㎜의 비가 내렸고, 홍성(411.4㎜), 당진(376.5㎜), 아산(349.5㎜) 등 곳곳에서 30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뜨거운 찜통 속에 드라이아이스를 던져 넣은 듯한 형국"이라며, "비구름이 폭발하듯 퍼붓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폭우는 19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수도권과 강원 일부엔 30~80㎜, 경기 남부엔 12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수 있으며, 충청권은 400㎜ 안팎, 전북 서부는 150㎜ 이상, 전남·지리산 부근은 300㎜ 이상, 제주 산지는 200㎜ 이상이 예보됐다. 특히 18일 전국 대부분 지역엔 시간당 30~50㎜, 일부 충남권은 80㎜ 이상의 ‘극한호우’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장맛비는 19일 오전을 기점으로 점차 그칠 전망이다. 이후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장마가 종료되고, 다시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0일부터 열대야와 폭염 특보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고, 일부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34도, 체감온도는 33도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폭우로 인한 누적 피해가 가시기도 전에 찾아올 폭염이 시민 건강과 생활에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당국과 시민 모두의 대비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