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둔화, 지정학적 불확실성 고조, 건설업 부진 등 영향으로 이달 기업 체감경기가 넉 달 만에 다시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6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0.5포인트(p) 하락한 90.2로 집계됐다. 지수는 3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하다가 이달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2003∼2024년) 평균인 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새 정부 정책, 내수 회복 시기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CBSI(94.4)는 업황(-0.7p)과 자금 사정(-0.4p) 등을 중심으로 5월보다 0.3p 하락했다. 올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오르던 제조업 CBSI는 6개월 만에 반락했다. 이 팀장은 "관세 유예에 따른 재고 비축 움직임으로 전반적인 재고 수준은 개선됐지만 철강·알루미늄과 그 파생상품의 관세율이 올랐고 중동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도 발생하면서 제조업 기업 심리가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CBSI(87.4)도 매출(-0.6p)과 채산성(-0.5p) 등이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0.7p 내렸다. 역시 넉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7월 CBSI 전망치는 전산업(89.4), 비제조업(86.7)이 이달 전망치보다 0.1p, 0.4p씩 하락했으며 제조업(93.4)은 0.3p 상승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유가 상승으로 화학물질·제품 업종이 부진했다. 비제조업 실적은 건설·부동산업을 중심으로 나빠졌다.이번 조사는 이달 11∼18일 전국 3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