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12일 메릴랜드의 앤드류스 합동기지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는 모습.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3월 22일 뉴저지의 모리스타운 시립 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리는 모습.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 1등 공신이자, 최측근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그와 끝났다"며, 머스크가 야당 의원들을 후원할 경우 "매우 심각한 결과(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NBC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머스크와의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길 원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고, 그와의 관계가 끝난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 대화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일을 하는데 너무 바쁘다. 그와 대화할 의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대통령직에 대해 무례했다"며 "그것이 매우 나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감세 공약 등을 반영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에 반대하는 머스크가 법안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을 낙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후보들을 후원할 경우 "매우 심각한 결과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일론(머스크)이 (최근 자신과의 갈등을 계기로) 법안의 장점을 부각했다"고 주장한 뒤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그 법안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이익이 있다"며 "나는 그가 (법안에 대해) 낙심하고 마음 상한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방정부가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과 맺은 계약을 철회할지 묻는 질물에 "내게 그럴 권한이 있을 것이나, 나는 그런 생각을 한 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머스크의 사업과 미국으로의 이민 과정 등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는 지지층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것은 지금 내 마음속에 우선순위가 아니다"며 그런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감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자신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머스크가 한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데 대해 "엡스타인의 변호사조차도 내가 (엡스타인의 범죄와) 관계가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대선 때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머스크가 트럼프 2기 초반 정부 구조조정 책임자로 중용되면서 밀착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이상기류가 형성됐다. AP통신이 미 의회예산처(CBO) 자료를 분석 보도한데 따르면 이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10년간 재정적자가 3조8000억달러(약 5225조원) 늘어난다.

정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새로 출범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지낸 머스크 입장에서는 "역겹고 혐오스런 괴물"이라는 말이 나올만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석상에서 머스크에 "매우 실망했다"며 비판하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SNS) 댓글을 통해 트럼프 탄핵에 지지를 표명하는 등 강하게 맞서면서 두 사람은 파국적인 충돌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충돌 후 트럼프를 공격한 SNS 글을 삭제하고 소유 기업이 참여 중인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사태의 여파를 축소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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