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은 23일 "1960∼1970년대 납북됐다가 귀환 후 수십 년을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 어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트라우마 치료"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강원도청을 방문해 김진태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한 뒤 납북귀환 어부들의 마음이 안정될 수 있도록 도 차원의 조치를 당부했다. 박 위원장과 김 지사는 이종사촌 사이다.
박 위원장은 "강원 동해안을 비롯해 서해안에서도 납북됐다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어부들도 상당하다"며 "삼척지역에 그런 분들이 많은데 삼척 앞바다에 이들을 위한 조형물 건립도 고려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말 조사 종료를 앞둔 2기 진실화해위의 조사 기간 연장을 정치권에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2기 진실화해위 연장 법안을, 범야권은 제3기 체제로 가는 법안을 각각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수십년간 고통받아온 상당수의 납북귀환 어부들은 조속한 진상규명을 원하지만, 몸과 마음이 아주 힘들고 연세도 많아 더 기다리는 게 쉽지 않다"며 "이분들은 2기 법안 연장을 원하시는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이 부분을 고려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1기와 2기 사이에 10년이라는 공백이 있었다"며 "3기로 가려면 새로 법안을 만들고 조사 범위도 다시 정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22일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열린 납북 귀환 어부 장모씨의 재심 선고 공판을 방청한 뒤 무죄 판결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전달했다.
장씨는 1972년 반공법상 탈출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진실화해위는 당시 수사기관이 허위 자백을 강요했다며 재심 등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