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發) 관세 폭탄 영향이 5월 수출부터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올해 1∼4월 누적 수출은 2179억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에 그쳤다. 5월 1~20일 수출은 320억달러로 2.4% 줄어들었다. 관세 폭탄의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어 5월 전체 수출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주요 수출 시장 중 1~4월 누적 수출이 미국(-3.3%), 중국(-4.1%)은 감소한 반면 아세안(5.9%), 유럽연합(EU·2.1%)은 증가했다고 밝혔다. 4월에는 대미국 주요 수출 품목 중 자동차(-20%), 일반기계(-22%), 반도체(-19%) 수출은 감소했다. 철강은 지난해보다 1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수출 호조로 인한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미국 트럼프 2기 정부가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부터 시행한 25% 철강 관세의 영향은 5월 수출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제품(27%), 이차전지(92%)의 대미 수출은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에서는 반도체(2%)와 무선통신(28%) 등 품목이 호조세를 보였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5월에는 미 관세 조치의 영향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면서 미국·중국 시장으로의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며 "유관 기관들과 함께 비상 체제로 지역별 수출 현장 애로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경을 통해 편성된 ‘관세대응 바우처’(847억원), ‘관세대응 중소·중견 무역보험’(1500억원) 예산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미국과 관세 조치 관련 기술 협의가 진행 중이며, 국익을 최우선으로 미측과 상호 호혜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5월 중순까지 수출이 대미·자동차 수출 감소세 영향으로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이날 관세청은 이달 1∼20일 수출액은 320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다고 발표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5억6000만달러로 역시 2.4% 감소했다. 올해 1∼20일 조업일수는 12.5일로 작년과 같았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달 대미수출은 미국 관세정책 영향 등으로 6.8% 줄며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달에도 미국 관세 영향 등으로 대미 수출 감소세가 계속됐다. 1∼20일 대미 수출은 14.6% 줄었다. 유럽연합(EU) 수출도 2.7% 감소했다. 반면 베트남(3.0%), 대만(28.2%), 홍콩(4.5%) 등으로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품목별로는 반도체(17.3%) 등에서 늘었고 승용차(-6.3%), 석유제품(-24.1%), 자동차 부품(-10.7%) 등은 줄었다. 주요 10개 품목 중 반도체·선박을 제외한 8개 품목의 수출이 줄었다.
1∼20일 수입액은 322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줄었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2.4%), 호주(12.8%), 베트남(25.3%) 등에서의 수입은 증가했고 중국(-1.4%), 미국(-2.3%), EU(-9.2%) 등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7%), 반도체 제조장비(2.4%) 등에서 늘었고 원유(-9.5%), 가스(-8.4%) 등은 줄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