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에 대응하자"며 2023년 7월부터 연대해 온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노조원 수백여 명이 최근 울산 울주군의 한 플랜트 공장 앞에서 몸싸움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한노총 노조원 여러 명은 부상까지 입었다고 한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1일 오전 5시 30분경 울산 에쓰오일 공장 동문 앞에서 시작됐다. 신문에 따르면 울산 플랜트 건설업계는 민노총과 한노총의 세 불리기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석유화학업계 최대 규모라는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현장은 민노총과 한노총의 ‘각축장’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런데 이 현장에서 서로 1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동시에 집회를 열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에쓰오일 온산공장 동문 앞에서 차도를 사이에 두고 왼편에는 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조합원 200여 명이 올해 임단협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고, 오른쪽에서는 한노총 전국건설노조 울산본부 조합원 100여 명이 노조 선전전을 펼쳤다.
그렇지 않아도 계속 기싸움을 벌여온 두 노조는 결국 집회 초기부터 신고 장소를 벗어나 몸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신문은 "집회 장소에 오자마자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 오늘 일 한 번 나겠구나 싶었다"는 집회 참석 노조원의 이야기도 전했다.
몸싸움은 금새 수백여 명의 민노총·한노총 조합원이 엉킨 ‘패싸움’처럼 변했다고 한다. 경찰은 당시 도로에 접이식 장벽을 설치하고 200~300명을 투입했지만 이들의 충돌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싸움을 중재하려던 경찰까지 몸싸움에 휘말렸다고 한다.
여기에 민노총 노조가 조합원 총동원령을 내리면서 이들 숫자는 1500~2000명까지 순식간에 불어났다. 이들은 경찰 접이식 장벽을 밀어붙이며 ‘물리력’을 행사했다.
경찰이 "집회 신고장소를 이탈하지 말라" "자진해산하라"고 여러 차례 경고방송을 했지만 노조 조합원들은 이를 무시했다. 결국 민노총과 한노총 조합원, 경찰 병력까지 2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에쓰오일 동문 앞 곳곳에서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거대 노조의 이런 ‘난동’은 오전 8시 30분쯤 양대 노총이 해산하면서 겨우 마무리됐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한노총 조합원 7명이 전치 2~3주의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경찰은 노조들의 폭력 행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신문은 "지역 플랜트 업계에서는 또 발생한 노-노 폭력사태에 대해 경찰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민노총과 한노총은 이처럼 자기네 조직의 세를 불리기 위해 폭력까지 불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이나 이재명 전 대표는 양대 노총을 일종의 ‘파트너’로 대우하는 태도를 자주 보였다.
2023년 7월 민주당 노동탄압대책 TF는 "윤석열 정부가 노동계를 탄압하고 있다"며 양대 노총과의 연대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소위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민주당의 다짐도 있었다.
탄핵 정국이던 올해 2월에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양대 노총을 차례대로 찾아가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한겨레는 "양대 노총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뒤 처음 방문한 이재명 대표와 탄핵 이후 사회 대개혁 방안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