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실시한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노원구 마들역에서 이준석 바른미래당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2018년 6월 실시한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노원구 마들역에서 이준석 바른미래당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며칠 사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응하는 ‘우파 빅텐트론’이 나오자 기성언론들이 지난 14일부터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중심인 ‘중도 빅텐트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두 사람 다 내각제 개헌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는 점,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과 친분이 깊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날 한국일보와 한국경제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기사를 내놨다. 유승민 전 의원은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대선 출마를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주축으로 한 ‘중도 빅텐트론’을 주장했다.

한국일보는 "유 전 의원은 전날 밤 측근들과 향후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한 뒤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는 유 전 의원 측 이야기와 함께 "무소속으로 단독 출마나 현 정치권 상황에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인사들과 제3지대에서 세력을 형성하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전했다.

같은 날 한국경제는 "정치권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민주당 경선 불참을 선언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과 연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부겸 전 총리와 유승민 전 의원이 1958년 1월생으로 동년배이고 경북고 1년 선후배 사이라며 "김부겸 전 총리와 유승민 전 의원처럼 온건하고 합리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유력 정치인끼리 연대할 수도 있다. 비명계와 반윤계가 똘똘 뭉치면 충분히 판을 흔들 수 있다"는 김부겸 전 총리 측근의 이야기도 전했다.

신문은 또 "민주당 경선에 불참하기로 한 김두관 전 의원과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등도 연대 대상으로 거론된다"며 "대선 막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까지 합세하면 유의미한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뉴스1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제3지대가 주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힘 대선 후보 대다수가 탄핵반대파로 구성되며 본선 경쟁력을 잃었다는 판단"이라는 게 주장의 근거였다.

통신은 이어 지난 13일 세계일보가 보도한 한국갤럽 여론조사 내용을 소개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1일 전국 성인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3자 대결구도에서 이준석 후보가 14%의 지지를 얻었다는 것이다. 통신은 또 이재명 대 국힘 후보(홍준표 또는 한동훈) 대 이준석 대결 구도에서도 이준석 후보가 11%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국힘 내에서는 이준석 후보의 약진 위기감에 더해 보수진영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과 깊게 결속될 경우 중도층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라며 "일각에서는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 빅텐트를 꾸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면서 유승민 전 의원을 언급했다.

하지만 우파 시민들에게 유승민·이준석 띄우기는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017년부터 내각제 개헌을 요구했고, 이준석 의원은 지난 2월 "대통령 등 권력자의 권한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때 국회 권력을 줄이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힘 지지층과 우파 진영은 물론 중도층에서도 지지하는 사람이 워낙 적어 이번 대선에서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게다가 ‘보수 빅텐트론’이 나온 뒤 기성언론들이 ‘제3지대 빅텐트론’을 띄우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 국힘 일부 중진의원이 ‘내각제 개헌’을 주장하고 다닌다는 이야기까지 겹치면서 ‘제3지대 빅텐트론’ 띄우기에 다른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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