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4일(현지시간) 미국이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또는 반(反)중국연합 구축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동시에 동맹 강화·협력을 통한 중국 견제를 강조했다. 세밀한 독해가 필요한 이중화법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서 열린 ‘레이건 국가방어 포럼’ 기조연설에서 "각국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선택을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며 "대신 자유롭고 안정적이며 개방적인 국제적 시스템 증진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대화에서 같은 얘기를 반복해 들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의 안정을 위해 계속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다."그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를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렇게 밝혔다.
오스틴 장관에 따르면 연합훈련 및 유럽동맹의 역할 강화와 함께 쿼드(Quad)와 오커스(AUKUS), 파이브아이즈, 한미일 공조 등 다양한 장치로 미국의 역할이 강화된다.
갈수록 공세적 독단적 모습을 보이는 중국에 대해 오스틴 장관은 ‘미국의 도전과제’라는 표현을 썼다. "가공할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대치나 충돌을 추구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밝혔듯 신냉전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미중 간 소통 채널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의 이날 연설은 세밀한 독해가 필요한 모순 화법이었다. 미국이 당장 아시아판 나토나 반중국연합 같은 대중압박 체계를 갖추려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동맹과의 협력 강화를 통한 중국 견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질의응답에선 중국이 공중급유기까지 동원해 대만에 무력시위를 벌이는 상황과 관련해 "꽤 리허설 같다"고 답했다.실전을 앞둔 연습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오스틴 장관은 "대만이 자기방어 능력을 유지·개발하도록 최대한 돕고 있다." "충돌을 막기 위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한국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DC로 귀환하는 길에 마련된 자리였다. 오스틴 장관이 참석한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중국이 민감해 하는 대만 문제가 명시됐으며, 방한 직전 미 국방부는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병력태세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취임 후 첫 의회연설 발언 때문에 장기적으로 아시아판 나토를 염두에 둔 것인지 관심을 끌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