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귓속말을 주고 받는 박홍근 의원. 2022년 9월 박 의원이 원내대표일 당시 촬영한 사진이다. 박 의원 또한 친명계로 분류된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귓속말을 주고 받는 박홍근 의원. 2022년 9월 박 의원이 원내대표일 당시 촬영한 사진이다. 박 의원 또한 친명계로 분류된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최근 "탄핵당한 대통령의 소속 정당도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받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은 정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일당독재 시도’라며 비판이 거세지자 박홍근 의원이 변명을 내놨다. 하지만 변명 또한 "민주당 외에 정당은 없다"는 시각을 재차 보여준 것이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치를 경험한 독일은 위헌정당 해산제도, 나치 문양 사용금지, 극우·극좌 집회 금지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반헌법 행위를 감시하는 연방헌법수호청까지 갖춰 나치의 재현을 막고 있다"며 "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세력에 대해 사후적 보정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독일 나치와 같은 ‘좌익 전체주의 정당’이라는 의미였다. 박 의원은 "여전히 윤석열을 옹호·비호하며 반헌법 범죄를 선동하는 윤상현·나경원 의원 등이 죄가 없다고 할 수 있느냐"며 "윤석열이 국민 주권을 훔치려다 실패한 도둑이라면, 이들은 도둑이 그나마 훔친 극우의 지지를 챙기려는 장물아비 아니냐"라고 여당과 여당 의원들을 싸잡아 폄하했다.

박 의원은 이어 "눈앞의 정치적 이익이 아니라 상식·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여 내란 세력과 철저히 연을 끊어야 정당해산 청구와 국민의 심판 앞에 그나마 참작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의 주장은 그러나 국민의힘은 물론 시민들의 많은 비난을 사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경우 현 정국에서 민주당 등 야권의 ‘입법독재’를 막을 저항세력이 국민의힘밖에 없는데 이를 해산한다는 건 사실상 민주당 일당독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 1933년 3월 나치가 ‘수권법’을 통해 독일 공화정을 무너뜨릴 때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나치는 ‘수권법’ 통과 후 나치만이 헌법적이고 민주적인 정당이라며 다른 정당을 모두 불법으로 규정했다. ‘수권법’에 반대했던 정치인들을 국적을 박탈당하고 추방당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정당법 개정안이 나치 수권법을 흉내낸 ‘일당독재법’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나치 수권법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최소한의 견제세력을 제거하고 일당독재를 하겠다는 야욕을 보여준 것"이라며 "민주당이 여당을 내란 낙인을 찍어 자유민주주의를 전복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진짜 내란 동조세력은 민주당으로 내란선전혐의로 해산당한 통합진보당 후예와 선거 연합을 했다"며 "이 악법을 통과시킨다면 결국 민주당은 내란을 획책한 위헌정당으로 영구히 퇴출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파 진영에서는 민주당의 정당법 개정안을 중국 공산당이 홍콩 정치를 무너뜨릴 때 사용한 ‘국가안전법’에 빗대기도 한다. 중국 공산당은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진압한 뒤 국가안전법을 시행해 언론, 정당, 집회, 결사 등의 자유를 폐지했다.

이 과정에서 ‘빈과일보’와 같은 반공언론은 폐간했고, 사주는 감옥에 갇혔다. 시민단체는 사라졌다. 입법부에서는 친중파를 제외한 모든 야당이 정당 활동을 못하게 됐다. 결국 지난 2월 21일 홍콩의 마지막 야당 민주당이 해산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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