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8일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이 기자실로 들어서는 모습. 그는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과 대검찰청 지시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 석방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의힘과 국민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연합
지난해 12월 8일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이 기자실로 들어서는 모습. 그는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과 대검찰청 지시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 석방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의힘과 국민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연합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특별수사본부 본부장은 분노한 여당의 화살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윤석열 대통령 구속을 취소하라는 결정이 내려지고 대검찰청에서 즉시 석방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에도 이를 거부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윤 대통령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도 ‘불법감금’이라며 검찰 특수본을 향해 공개 경고를 했다.

윤 대통령 탄핵반대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서 아예 박세현 본부장을 겨냥해 "처벌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 의원은 8일 오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심우정 검찰총장의 석방 지시를 박세현 본부장이 무시하면서 대통령 불법구금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며 "대통령 불법구금을 계속하고 있는 박세현 본부장은 형사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속았던 과실범이라 할 수 있지만 이제부터는 검찰도 대통령 불법구금의 공범이 되기 때문"이라며 "(박세현 본부장이) 더 이상 몽니를 부리면 당 차원에서 추가 고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 의원은 "(법원의) 구속 취소 이후 구금은 명백한 불법구속"이라며 "검찰은 잔머리 쓰지 말고 즉시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후 6시쯤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이 석방된 뒤에도 박세현 본부장을 겨냥한 나 의원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께서 불법 구금으로부터 이제야 석방됐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며 "정치 검찰의 몽니에 끝까지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 의원은 이어 "영장 기각 결정에 항고가 없듯, 인신구속에 관한 법원 결정은 법원의 전속적인 권한"이라며 "과연 지금의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인지 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처럼 윤 대통령 석방 문제와 관련해 박세현 본부장을 비난하는 이유는 한동훈 전 대표와의 관계 때문이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해제 이후 "계엄 선포는 내란"이라고 발언해 현재의 ‘탄핵 사태’를 촉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 본부장은 한 전 대표의 현대고·서울법대 후배로 매우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본부장의 부친은 김대중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박순용 변호사다. 박 변호사는 진형구 전 대전고검장과 검사 시절 절친했다고 한다. 진 전 고검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으로 검찰을 떠났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의 장인이다. 진 전 고검장은 검찰을 떠난 뒤 2002년 친중 매체‘로 알려진 ’차이나 라이프‘를 창간, 발행인을 맡았다.

이런 배경을 아는 국힘 의원들은 박 본부장을 맹비난하고 있다. 김민전 의원은 "최고위원회의가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사퇴하지 않던 한동훈 전 대표와 비슷하다"며 "검사가 법에 승복하지 않고, 법원의 판결에 승복하지 않는 모습은 기이하다. 박세현도 검찰을 떠날 때가 됐다"고 비난했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반대 단식 농성을 벌였던 박수영 의원도 박 본부장을 향해 "현대고, 서울 법대 나왔다며?"라며 "강남좌파 박세현 특수본부장, 법원 결정 무시하는 너도 얼마나 가는지 한 번 보자"라고 으름장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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