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안대소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대표와 민주당은 대통령실, 감사원, 검찰, 경찰 등의 특수활동비와 특정목적경비를 전액 삭감해 놓은 뒤 관계 부처의 어려움 호소를 외면하고 있다. /연합
파안대소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대표와 민주당은 대통령실, 감사원, 검찰, 경찰 등의 특수활동비와 특정목적경비를 전액 삭감해 놓은 뒤 관계 부처의 어려움 호소를 외면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대통령실과 감사원, 검찰과 경찰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와 민주당은 "내역을 밝힐 수 없다는 건데 그렇다면 없어도 되는 돈 아니냐"는 요지의 주장을 폈다. 그런데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 때 특활비는 줄였지만 그만큼 특경비를 증액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4월 SBS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집권 첫해인 2017년 4007억 원이었던 특활비를 2022년에는 2396억 원으로 대폭 줄였다. 특활비를 사용하던 19개 기관 가운데 대법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5곳이 폐지했고, 국방부, 국회, 경찰청을 시작으로 대부분 예산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수상한 점이 있었다. 특활비는 전체적으로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특경비가 늘어난 것이다. 방송은 기획재정부가 작성한 2022년도 예산 및 기금 운용계획 집행 지침을 분석한 결과르 공개했다.

2017년 특활비는 4007억 원, 특경비는 7340억 원이었다. 2018년 특활비는 3168억, 특경비는 7840억, 2019년 특활비는 2860억, 특경비는 8195억, 2020년 특활비는 2536억, 특경비는 8489억, 2021년 특활비는 2384억, 특경비는 8641억, 2022년 특활비는 2396억, 특경비는 8831억으로 나타났다. 특활비를 줄이면서 그만큼 ‘쌈짓돈’으로 불리던 특경비 예산을 매년 올린 것이었다.

올해 11월 중앙일보는 경찰과 관련해 유사한 내용을 찾아내 정리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록, 예비삼사 검토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경찰의 특활비와 특경비는 매년 증가했다. 특활비는 2017년 411억 원에서 2021년 39억 원으로 대폭 줄었지만 특경비까지 포함해 계산하면 같은 기간 5486억 원에서 6165억 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특경비는 2017년 5075억 원이던 것이 2022년 6126억 원까지 대폭 증가했다.

민주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국회 예산 심사에서 정부안보다 경찰 예산을 더 늘렸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목표로 해서인지 민주당은 국회 행안위에서 경찰 관련 정부 예산안이 들어오면 증액을 해줬다.

2017년 말 행안위에서 증액한 경찰 예산은 525억 7100만 원, 2018년에는 249억 5500만 원, 2019년 464억 2720만 원, 2020년 1132억 1000만 원이나 됐다. 특히 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을 추진하던 시기 경찰 예산을 더 퍼준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민주당은 자신들이 집권할 때에는 지출 증빙이 필요 없는 특활비와 특경비를 잔뜩 퍼부어주는 모습을 보이다 이제 와서는 "그게 왜 필요하냐"라며 필수 예산까지 깎고 있는 것이다.

문 정권과 민주당은 이뿐만 아니라 자신들 집권 기간 중 국가정보원 특활비도 올렸다. 지난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 정권은 2017년 5559억 원이었던 국정원 특활비를 2018년 5670억 원, 2019년 5800억 원, 2020~2021년 5500억 원, 2022년 5760억 원으로 코로나 대유행 때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올렸다.

장 의원은 "2013~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 집행한 예산은 연평균 4396억 원이었는데 문 정부에서 집행한 예산은 연평균 5606억 원으로 1210억 원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니까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국정원 특활비를 두고 정치공작금 운운하던 문 정권과 민주당이 자기네 집권 때는 오히려 국정원에 특활비와 특경비를 더 줬다는 말이었다. 언론이 이런 점을 지적해도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아랑곳 않고 필수적인 비용을 전액 삭감한 채 의기양양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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