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K. 롤링 작가의 대표작 ‘해리 포터’ 시리즈가 영국 체셔주 위드네스에 있는 지역 도서관 선반에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
조앤 K. 롤링 작가의 대표작 ‘해리 포터’ 시리즈가 영국 체셔주 위드네스에 있는 지역 도서관 선반에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인 조앤 K. 롤링이 트랜스젠더 여성 경찰의 알몸 수색 방침에 대한 비판 입장을 내놓으면서 찬반 여론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롤링은 전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서 영국 교통경찰(BTP) 계정의 글을 인용하며 "농담인가? 남자로 시작한 사람들이 여성들을 알몸 수색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했으면서"라는 글을 올렸다. BTP 계정은 이날 ‘화이트 리본 데이’(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를 맞아 여성 폭력을 종식하는 데 함께 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알몸 수색’ 관련 지침을 유지하고 있는 BTP가 화이트 리본 데이에 캠페인성 메시지를 올린 것을 두고 롤링이 공식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BTP는 지난 9월 승인한 지침을 통해 여성으로 식별되는 남성 직원은 출생증명서 또는 성 인식 증명서(GRC)를 소지하고 있는 경우 관할권 내에서 여성에 대한 몸 수색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기존 여성 경찰이 여성을 수색하듯 트랜스젠더로서 같은 성별의 사람을 수색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성 단체 등에서는 ‘국가가 승인한 성폭력’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로써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이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전국경찰서장협의회(NPCC)는 BTP와 유사한 지침을 마련했다가 항의가 이어지자 지난 1월 철회한 적이 있다.

롤링이 트랜스젠더에 대한 반감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잡지 글래머에 따르면 롤링은 지난 2020년 X를 통해 "트랜스젠더 여성도 존중하지만 ‘생리적 특성’이나 ‘출산’ 같은 생리학적 기준으로 여성을 구분해야 한다", "‘여성의 정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등의 표현을 연거푸 쏟아냈다. 성별은 생물학적 차원에서만 정의해야 한다는 것으로,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것이냐며 비난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롤링의 이번 발언이 나오면서 웹상에서 설전이 이어지는 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 /작가 홈페이지 캡처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 /작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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