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장은 대통령이다. 회의는 백악관 지하벙커에서 열린다. 주요 참석자는 부통령·국무장관·국방장관과 이들을 보좌하는 합참의장과 국가정보국(NDI)장이다. 백악관에서 대통령 업무를 보좌하는 안보보좌관·비서실장·안보부보좌관과 백악관 사이버보안책임자도 물론 회의에 참석한다. 필요에 따라 재무장관·법무장관·국토안보부 장관·국가경제회의 의장·UN 주재 미국대사 등이 배석한다.
NSC 회의는 대통령 의중이 물론 가장 중요하고, 부통령·국무장관·국방장관·국가안보보좌관 순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누구를 가장 신뢰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눈여겨 볼 대목은 백악관 안보부보좌관도 NSC 고정 멤버라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주요 안보 사안은 대통령과 가까이 있는 안보보좌관 팀이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안보부보좌관에 지명한 알렉스 웡을 주목해야 한다. 웡은 트럼프 1기 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북한과의 협상을 주도했다. 2018년 7월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났다.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도 준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알렉스 웡을 지명하면서 "알렉스는 첫 임기 때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왔고 국무부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 이행 노력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을 원한다. 대북정책 방향은 좋은 편이다. 문제는 북한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것이다.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결과는 북한의 승리였다. 2019년 하노이 회담도 당시 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아니었다면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뭘 모르는 어린아이’ 정도로 보았는데, 지금도 그 시각에서 벗어난 것 같진 않다. 트럼프는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우리가 재집권하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2기도 미·북 관계는 핵협상이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다. 트럼프 스스로가 협상의 달인으로 생각한다. 웡은 외교적 접근을 중시하면서 비핵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북핵 보유를 현실로 인정하고 결국 핵군축 협상을 벌이게 되는 사태에 우리는 대비해야 한다.
- 기자명 자유일보
- 입력 2024.11.24 15:54
- 수정 2024.11.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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