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말할 것도 없다. 미국이란 나라는 잘 돼야 한다. 우리 친구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절친 하나만 꼽으라면 당연히 미국이다. 미국이 잘돼야 대한민국도 잘된다. 미국이 잘못되면 우리도 잘될 리 없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대 반 걱정 반’ 묘한 느낌이 드는 것도 미국이 우리의 절친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외교·안보 라인이 빠르게 구축됐다. 국무장관 루비오 상원의원, 백악관 안보보좌관 마이크 왈츠,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DNI는 CIA(중앙정보국), NSA(국가안전보장국) 등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한다. 털시의 나이는 43세다. 루비오가 53세, 왈츠 50세, 헤그세스가 44세다. 40~50대가 외교안보 라인의 주축이 됐다.

눈에 확 드러나는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는 트럼프 충성파다. 1기 외교안보 라인에 있던 인물이 안 보인다. 제임스 매티스는 물론이고 마크 폼페이오, 맥매스터, 콜비 등 최우수 엘리트 전략가들이 보이지 않는다. 예상했던 대로다. 철저히 트럼프 충성파로 채우고 초장부터 미국 우선주의 AF(America First) 깃발을 높이 들었다.

둘째, 트럼프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났다. 미국 대중을 열광케 하는 깜짝쇼 포퓰리즘이다. 외교안보 라인에 장성 출신이 하나도 없다. 왈츠·헤그세스·털시가 죄다 영관급 출신이다. 국방장관 후보인 헤그세스는 소령 출신, 털시도 육군 소령으로 예편한 여군 출신이다. 부통령 밴스의 나이는 40세. 고교 졸업 후 대학 학비 마련을 위해 해병대 사병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팀 구성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장성 출신? 엿 먹어라!"라며 미국의 백인·고졸·남성 대중을 향해 "미국의 주인은 바로 우리!"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외교안보만큼은 포퓰리즘과 거리가 있었다. 윌리엄 케이시 CIA 국장, 와인버거 국방장관 등 구소련을 무너뜨린 레이건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은 미 역사상 최고의 드림팀이었다. 냉전 해체 시기를 이끈 아버지 부시(조지 H.W.) 때도 마찬가지. 트럼프 2기의 외교안보 전략은 이러한 미국 전통과 분명히 다르다. 미국 우선주의 깃발과 트럼프 개인의 독주가 역력히 보인다. ‘트럼프 개인’에 대한 연구가 철저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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