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가 반복되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 때문에 수험생들 사이에서 ‘수능 금지곡’이 됐다. 사진은 로제와 브루노 마스. /연합
블랙핑크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가 반복되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 때문에 수험생들 사이에서 ‘수능 금지곡’이 됐다. 사진은 로제와 브루노 마스. /연합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신곡 ‘아파트’(APT.)에 때아닌 금지령이 내려졌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도입부부터 수없이 반복되는 ‘아파트’라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시험을 보다가도 머릿속에서 들릴 것 같은 불안감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십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험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수능 금지곡’을 조심하는 분위기기 감지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세계적 신드롬을 불러온 아파트(APT.)를 두고 시험을 앞둔 상황에서 이 노래에 노출되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다는 글들이 올라올 정도다.

수능 금지곡이란 노랫말과 멜로디의 강한 중독성 탓에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아 수험생의 집중력을 해치는 음악들을 일컫는 말이다. 후렴구 ‘링딩동 링딩동 링 디기디기딩딩 링딩동’이 반복되는 샤이니의 ‘링딩동’이 대표적이다.

SS501의 ‘유알맨’(U R Man)과 레드벨벳의 ‘덤덤’(Dumb Dumb)도 수능 금지곡으로 꼽힌다. 10대 청소년이 좋아하는 아이돌그룹 노래가 대부분이지만 동요 ‘상어가족’과 각종 광고 노래도 적잖이 포함된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에스파의 ‘슈퍼노바’(Supernova), 비비의 ‘밤양갱’, 최예나의 ‘네모네모’ 등이 새로운 수능 금지곡 대열에 합류했다.

고3들 사이에선 공부할 때도 대중음악이 나오는 카페는 피하고 조용한 스터디 카페를 이용하며 유튜브 뮤직이나 음악 앱도 삭제하는 등 수능 전까지는 노래와 멀리하려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수험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능 금지곡이 재생되는 ‘낚시글’을 올려 클릭을 유도하는 것이 이미 지나친 장난이 된 지 오래다. 이 같은 장난을 쳤다가 계정이 차단당했다는 글도 여럿 확인할 수 있다. 한 이용자는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수능 금지곡의 가사가 계속 머리에 맴돌아 미치겠다"며 "어떻게 머릿속에서 없애야 하느냐"고 적기도 했다.

이처럼 머릿속에서 특정 노래의 멜로디가 계속 반복되는 것을 ‘귀벌레 현상’이라고 부른다. 수험생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잔뜩 긴장한 뇌를 이완시켜주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의 심리는 생각보다 약해서 단순하고 반복되는 음을 들으면 쉽게 감정적으로 편향될 수 있다"며 "특히 경험이 적은 청소년들은 쉽게 ‘귀벌레 현상’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이 편안해지는 클래식음악 같은 노래를 듣거나 가벼운 명상과 호흡, 스트레칭을 한다면 불안한 마음을 잠재울 수 있다"며 "모의고사 때마다 자신에게 맞는 루틴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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