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이상식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들어보인 명태균 씨 관련 내용. 국세청 고액체납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고 한다. /연합
지난 10일 이상식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들어보인 명태균 씨 관련 내용. 국세청 고액체납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고 한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브로커 명태균 씨의 주장을 사실인양 받아들이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운운하고 있다. 언론도 명 씨의 주장을 검증하기보다는 민주당의 선동까지 보태 윤 대통령 공격에 가세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듯 명 씨는 "2021년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의원의 후보 단일화를 내가 주도했다"는 주장을 폈다. 명 씨는 지난 13일 SNS에 "당시 후보 경선 다음날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만났는데 김 전 위원장이 내게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이 돼야 한다’ ‘안 의원을 꼭 이겨 달라’는 미션을 줬다"면서 "거기에 맞춰 판을 짰다"는 주장을 올렸다.

명 씨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도 "김종인 전 위원장이 (오세훈을 서울시장으로) 만들라고 했다"면서 "김 전 위원장은 내게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주장했다. 명 씨는 이처럼 최근 며칠 동안 "2021년 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른 후보를 이기는 여론조사가 공표된 적이 한 번 도 없었는데 내가 오 시장이 승리할 수 있도록 판을 짰다"는 요지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명 씨의 주장을 전해들은 여권 인사들은 "뭔 소리냐"며 반박하고 있다. 한국일보 등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과 안철수 의원의 후보 단일화 협상에 참여했던 정양석·권택기 전 의원은 "누군지 모른다"고 답했다. 성일종 의원과 가까운 여권 관계자는 "당시 성 의원이 비대위원이었기에 협상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교감할 인물로 낙점된 것일 뿐"이라며 성 의원과 명 씨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명 씨가 설령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했더라도 그 내용이 당시 당 내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한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명 씨가 후보 단일화 당시 상황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이야기였다.

오세훈 서울시장 측도 같은 맥락의 해명을 내놨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협상팀도 아닌 외부 사람이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위원장 또한 "지난 3월 5일 김영선 전 의원 소개로 명 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10분 남짓이었다"라며 "처음 만난 사람에게 단일화 조건을 제안 받아 실행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이처럼 명 씨의 주장에 여권 관계자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민주당은 새로운 건수를 찾았다는 듯이 이를 ‘윤석열 탄핵’과 어떻게든 연결시키려 애쓰고 있다.

14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명 씨가 지난 대선 때 실시한 여론조사 50번 가운데 윤 대통령이 1위로 나온 게 49번"이라면서 "다른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와 엎치락뒤치락했다는 점에 비춰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어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명 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윤 대통령은 명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의 가장 큰 수혜자이므로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선 당시 명 씨가 한 여론조사는 언론이 보도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도움이 전혀 안 된 여론조사에 대해 윤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박 원내대표의 논리를 두고 여의도 안팎에서는 ‘국군의날 계엄령’ 주장처럼 또 ‘탄핵정국’을 만들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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