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일본 최연소 총리에 도전하며 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다.

이달 27일 (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설 후보자 중 최연소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개혁’을 외치며 출사표를 내자 경쟁자들 사이에 경계감이 퍼지고 있다고 일본 현지 언론이 7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를 보면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차기 자민당 총재 자리를 놓고 1위 싸움을 하는 상황이다.

자민당 총재로 당선될 경우, 고이즈미는 내달 초순 국회에서 총리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그가 52세 나이로 총리에 오른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제치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연소 일본 총리가 되는 것이다.

고이즈미는 2009년 중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5선을 기록한 중견 정치인이다.

아버지와 증조부에 이어 4대째 정치 가문을 잇는 그는, 나이로는 젊지만 정치 경험은 상당하다.

그는 부부 별성 도입과 일본의 정상국가화를 주장하며 자위대의 역활 확대를 위한 개헌 그리고 북한의 일본인 피납문제에 대한 강경노선 등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같이 "성역 없는 개혁"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일본 패전일인 지난달 15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던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전날 회견에서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기 위해 보수층이 바라는 개헌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일본 언론들은 그의 도전에 대해 "당내에 쇄신을 바라는 기류가 있지만, 실행력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평가했다.

1981년생으로 43세의 나이로 출사표를 던진 고이즈미는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 ‘40대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그를 차기 총리로 지지하며 "일본의 조타수를 맡기고 싶다"고 밝혔다.

고이즈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고이즈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개혁’이라는 단어를 56번이나 사용하며 "오래된 자민당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로 인한 당 지지율 하락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아사히신문은 "쇄신을 요구하는 당내 공기를 의식해 43세라는 젊음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현지 언론들은 고이즈미의 개혁 의지가 그의 아버지 고이즈미 전 총리의 ‘성역 없는 구조개혁’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마이니치신문은 "고이즈미 전 총리는 공공사업 삭감과 부실채권 처리를 추진했지만, 시장 원리주의에 기초한 개혁이 격차 확대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이즈미는 보수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부 별성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 법률은 부부가 하나의 성(姓)을 선택해야 하며, 대부분 부인이 남편 성을 따른다.

정치자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집행부에서 엄정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다소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고이즈미가 젊음과 개혁을 앞세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자 경쟁자들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요 언론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재 후보 선호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정치자금 문제로 타격을 입은 자민당을 회복할 인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환경상 외에는 주요 각료나 자민당 간부직을 맡은 적이 없고, 가벼운 언행으로 비판받은 사례가 있어 이러한 점이 그의 약점으로 꼽힌다.

아사히신문은 "고이즈미가 정책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나타냈지만, 실행력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그의 정치가로서의 진정한 실력은 연설과 토론회를 통해 검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