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비경제활동인구가 400만을 넘은 것은, 가사·학업 등 표면상 제기되는 이유보다 20대의 구직 포기가 가장 큰 이유다. 학력과 직종의 미스매치, 즉 자부심을 갖고 열정을 쏟을 양질의 일자리를 얻지 못한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높은 주택가격이나 육아비용을 감당할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으니 아예 편안히 마음을 비운 것이다. 그들의 선택이라기보다는 현실이 그들을 그렇게 몰아간 것이다.

물론 기성세대와 비교해 청년층의 직업관이나 삶에 대한 가치관 차이도 있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국가 차원에선 인구의 8%나 되는 고학력 젊은이들이 쉰다는 것은 문제다.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경기부양책 등 전통적인 대책만으로는 400만 명의 고급인력을 위한 일자리 창출은 어렵다. 시대 흐름에 맞게 산업구조의 변화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경제력을 이용해 청년들을 선진국으로 유학 보냈다. 그들이 공부를 끝내고 돌아왔을 때, 70%는 일자리가 없어 쉬게 됐다. 사우디 정부는 고학력의 청년실업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원전산업을 도입하기로 했다. 석유자원 고갈을 대비한 에너지 정책인 동시에, 자국에 없던 새로운 원전산업을 일으켜 고학력 실업을 대거 해소하는 획기적인 발상이다.

우리도 길이 있다. 성인지감수성 교육은 이념성향이 내포된 정책이다. 여가부를 폐지하고 성인지교육 예산만 없애도 연평균 30조 원을 절약한다. 연간 7~8조 원이 남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조정 등, 교육부문에서만 천문학적인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고 국민의 세금을 국민을 위한 실질적 투자로 활용해야 한다. 환경·이념에 휘둘린 정책을 버리고 과감히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전산업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수소경제를 열 수 있으며, 한류 열풍은 K-팝을 넘어 관광·음식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 기회에 시기를 놓치지 말고 산업 인프라의 폭을 넓혀 고용창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고학력 실업을 대거 해소할 길은 있으나 정작 이념에 젖은 3류정치가 문제다. 다문화정책 한 방에 주저앉은 유럽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자. 현명한 실용주의만이 400만 명 대졸 학력자에게 열정을 쏟을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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