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보자"며 씩씩거리는 사람을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지금 대한민국이 그렇다. 임기를 마치고 대한민국을 떠난 싱하이밍 전 중국대사의 뒤통수에 대고 이 나라 언론은 요즘 살벌한 어퍼컷을 날리고 있는 중이다.
누가 그럴까? 조선일보가 대표적으로 그렇다. 그 신문은 며칠 전 사설을 통해 모처럼 따끔한 소리를 했다. "싱 대사는 최소한의 절제와 겸손도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그는 윤 대통령의 사드 입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공개 반박문을 냈다. 얼마 전 배터리 공장 화재 때는 "한국 기업이 뼈아픈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으름장 놓았다. 조선일보는 "그게 인권을 인정하지 않고 온갖 야만적인 사고가 벌어지는 중국이 할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일견 시원하다. 하지만 묻고 싶은 건 왜 재임 중 그런 지적을 하지 않았고, 그래서 임기를 채우도록 방치했단 말인가? 윤석열 정부의 책임도 크다. 지난해 6월 그가 민주당 이재명과 만나 "미국의 승리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후회한다"고 대한민국을 협박했을 때가 타이밍이었다. 대통령실은 "적절한 조치를 기다리겠다"며 사실상 대사 교체를 요구했다. 그게 다였다.
그로부터 1년 그를 방치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싱하이밍은 망언 이후 김진표 국회의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의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을 만나며 대한민국을 휘젓고 돌아다녔다. 그런 대한민국에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다. 싱하이밍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천하이(陳海) 주미얀마 대사인데, 그의 입국을 결단코 막으면 됐다.
천하이가 누구인가? 그는 싱하이밍만큼 오만하고 입이 거칠다. 그는 2012년부터 2년 간 주한 중국대사관 부대사를 역임했고, 전비(前非)도 있다.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로 인한 논란이 고조됐던 2016년 당시 중국 외교부 부국장으로서 노골적으로 대한민국을 겁박했다. 롯데와 삼성 등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소국이 대국에 대항해서 되겠냐"며 대한민국을 능멸했다. 나아가 "너희 정부가 사드 배치를 하면 단교 수준으로 엄청난 고통을 주겠다"고 막말을 내뱉었다.
얼마 전 시민단체 ‘CCP(중국공산당)아웃’과 ‘공자학원 실체알리기 운동본부’의 성명서가 맞다. "천하이는 절대 안된다"고 배수진을 치면 중국의 고질병을 치유할 수 있다. 군대 말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