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준 "방송 재개…전략적·작전적으로 융통성 있게 할 것"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와 관련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북한도 전방 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10일 오후 4시 기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날 방송 계획은 없었지만, 합참은 "북한이 비열한 행위를 할 경우에는 즉시라도 방송할 준비는 됐다"라고 전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같은 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전방 작전 병력들의 안전상 세부 내용을 즉각적으로 공개하지는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군의 한 소식통은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 상황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도 "우리 군이 어제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고 오늘도 꼭 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대남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북한 군인과 주민들이 우리 대북 확성기를 듣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목적의 ‘소음화’ 전략 구사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지난 9일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북한은 2020년 6월 대남 확성기를 철거했다가 이번에 시행한다면 4년 만의 방송 재개를 하게 된다. 북한은 대남 확성기를 통해 김정은을 포함한 지도자들을 찬양하거나 사회주의 체제를 선전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한 험담을 방송한 바 있다.
한편 북한 김여정은 오물풍선 살포 직후 담화에서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이 더 이상의 대결 위기를 불러오는 위험한 짓을 당장 중지하고 자숙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