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조우석

3년 전 <박원순은 살아있다>는 단행본이 출간된 적 있다. 그 책은 박원순이 남긴 서울시 좌파 행정 9년의 유산이 어떻게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가를 다뤘다. 그 책 제목을 패러디하자면, 월남의 베트공을 본 딴 공산혁명 전위조직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은 오늘도 여전히 살아있다. 지난주 언급한 남민전 멤버 이학영이 국회 부의장 된 게 전부가 아니란 뜻이다.

우선 <파리의 택시운전수> 홍세화가 남민전 출신이다. 그는 1979년 남민전 사건이 터지기 직전 그 조직에서 빠져나왔고, 사건이 공개되며 바로 프랑스로 망명했던 케이스다. 이학영·홍세화 사이의 공통점도 있다. 얼마 전 홍세화가 죽었을 때 좌파 매체는 ‘장발장 은행장’이란 직함을 고집했다. 좌익은 부자의 돈을 빼앗는 강도·도둑의 이미지에 그토록 집착한다.

홍세화 말고도 남민전의 또 다른 망령은 또 있다. 당시 무기징역형을 받았던 최석진이 그인데, 법륜스님의 친형이다. 사실 최석진이나 법륜은 모두 좌파 성향이 아니던가? 단 남민전의 멤버 중 임헌영만큼 대중이 정확한 실체를 잘 모르는 이도 드물 듯하다.

한때 문학평론가입네 했던 임헌영은 경북 의성 출신이다. 올해 83살의 그가 최근 뉴스에 등장하는 걸 지켜보며 새삼 으스스했다. 그는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 탄핵운동인 이른바 전국비상시국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총선 당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창당 때도 마이크 잡고 축사를 했다.

무엇보다 엽기적인 건 그가 한때 서울 시내 유명백화점 내 문화센터의 단골 강사였다는 점이다. 대한민국과 부자에 대한 증오와 전복을 떠들어대던 그에게 문화와 예술을 배우는 서울 중산층 아줌마들의 모습이 너무나 어이없다. 어쨌거나 전과 달리 비쩍 마른 몰골의 임헌영은 지금도 민족문제연구소장으로 활약한다. 그는 친일파 청산을 내세워 이승만·박정희를 왜곡하는 최악의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제작했던 원흉이다.

남민전 패거리는 1979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좌빨로 논다. 그런 남민전이 살아있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혁명 시인 김남주 때문이다. 지금도 문학판의 우상인 그의 등골 오싹해지는 ‘유사시 200만 명 학살론’을 사람들이 알기나 할까? 다음 칼럼에서 그 얘기를 마저 하자. 아무튼 좌빨 무섭고, 남민전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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