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민주노총이 주최한 2024 세계노동절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

세계노동절(근로자의 날)을 맞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등 양대 노총이 서울 시내에서 약 3만 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양대 노총이 서울 시내에서 집회·행진을 진행해 도심 곳곳의 도로가 한 때 혼잡을 빚었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2024 세계노동절 대회’를 열고 서울고용노동청 인근까지 행진을 벌였다. 본 대회에는 2만 5000여 명, 행진에는 1만 5000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 산하 노조 5곳도 각각 사전대회를 한 뒤 오후 2시 본 대회에 합류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건설노조는 서대문구 경찰청 앞 △화섬식품노조는 종로구 영풍문고 빌딩 앞 △백화점면세점 노조는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 △사무금융노조는 중구 세종대로 태평로 신한은행 앞 △공공운수노조는 중구 시청역 8번 출구 앞에서 사전대회를 가졌다.

근로자의 날 기념 집회·행진이라지만 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민노총은 "윤석열 정권은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거부하고 중대재해처벌법 확장 적용을 반대하더니 최근에는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해 저임금 노동자에게 더 낮은 임금을, 이주노동자에게는 더 큰 차별을 하겠다고 한다"며 "윤석열 정권을 몰아내고 노동자 서민들의 삶을 회복하자"고 주장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으로 비춰지는 인형 분장을 하기도 했다. 일부 조합원은 인형을 발로 차는 시늉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노총은 7000여 명이 모여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앞에서 사전대회를 연 뒤 본격적인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는 지역, 세대 등을 이유로 한 최저임금 차별적용 시도를 즉각 포기하라"며 "정부가 최저임금위를 통해 차별적용을 시도한다면 모든 파국의 책임은 정부에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근길 지하철을 연착시키는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왔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도 근로자의 날을 맞아 지하철 시위를 이어갔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바닥에 죽은 듯 드러눕는 ‘다이인(die-in)’ 시위를 한 뒤 시청역 환승 통로에서 ‘서울시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400명 해고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집회로 서울 도심은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세종대로 광화문에서 숭례문까지 차량들은 시속 3km, 여의도 의사당대로 국회 주변도 차량 속도가 시속 15km에 불과했다.

한 시민은 "도로는 도로대로, 대중교통은 대중교통대로 노조·단체들이 꽉 잡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시민들 이동권은 하찮은가"라며 "근로자의 날에도 출근하는 시민도 있다. 노동자 조합이라는 사람들이 노동자의 출근길을 방해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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