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규의 미국 이야기] ① 심각한 좌우 대립, 어디로 갈 것인가?
신마르크스주의가 갈등 조장...비판인종이론 주입 수십년 째
"차별과 사회적 편견 없애겠다며 권위주의 어둠속으로 가고 있다"
페북 등 소셜미디어 소유주들이 정치력까지 확보한 돈 많은 좌파로
'미국의 좌경화'에 대한 자각 통해 대미외교에서 국익을 지켜 내야
11월 21일 미국 위스컨신 주 와키쇼라는 인구 7만의 작은 도시에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해마다 열리는 ‘크리스마스 행진’ 사이로 SUV 1대가 돌진해 6명이 숨지고 62명이 다쳤다.
한 흑인은 다음날 현장에 나타나 “이 공격은 혁명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근 밀워키에서 “흑인의 삶이 고통을 겪고 있다(Black Lives Matter·BLM)”는 좌파운동을 주도한 것으로 유명한 인물. 백인들의 목숨을 앗더라도 미국이 좌파혁명을 이루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은행을 관리 감독하는 요직인 ‘통화감사원장’에 “민간은행을 없애고 개인들의 예금은 모두 ‘연방준비은행’으로 옮겨 통제되어야 한다”는 등의 공산주의 경제정책을 주장하는 옛 소련 태생 교수를 지명했다.
바이든은 또 연방준비은행 부의장에 “사회주의자가 아니다”라고 결코 말하지 않는 인물을 지명했다. 한 교수는 언론 칼럼에 “바이든의 볼세비키 혁명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급격하게 사회주의로 가고 있는 미국의 현실을 걱정하는 우파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성지라는 미국에서 ‘혁명’이라는 단어가 예사로 쓰이다니? 미국은 거대한 사상과 이념의 문화전쟁을 치루고 있다. 좌는 사회주의 혁명을 외치고, 우는 그 혁명을 막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남북전쟁 이후 사상최대의 내전으로 불릴 정도이다. 사회주의는 국민들이 말을 잘 듣도록 만드는 국가권력의 사용을 신봉한다. 바이든 정부와 좌파들은 국가권력을 남용하고 있다.
공화당과 우파들은 사회주의화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단결력이 부족해 고전하고 있다. 이 소용돌이 속에서 오래 동안 미국을 상징해 왔던 ‘법과 질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 ‘개인의 권리와 자유’ 등은 크게 빛을 잃어가고 있다.
그래서 ‘혁명’ 뿐 아니라 전혀 미국답지 않게 ‘독재’와 ‘전체주의’란 단어도 흔히 사용된다. 공화당 하원의원 짐 조단은 “토마스 제퍼슨(3대 대통령)은 ‘독재는 국민들이 정부를 무서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슬프게도 우리가 거기까지 왔다”고 한탄했다.
코로나 19 사태는 바이든 정부와 좌파들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주었다. 코비드는 미국 사회에서도 본질적 요소로 여겨졌던 자유와 권리를 국민들이 너무 쉽게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민주주의”란 단어는 국민에 의한 지배를 의미해 왔다. 이제 사뭇 다른 의미로 쓰인다. 오늘날 미국에서 민주주의는 IT와 의료 분야 등 소수의 기술 엘리트에 의한 지배를 의미한다.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인 토니 파우치와 같은 보건 전문가가 전 미국을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다. 그가 아무리 거짓말을 하고 모순된 말을 해도 뉴욕타임즈나 CNN 등과 같은 좌파언론들이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다. 백신이나 선거부정, BLM에 대한 어떤 의문이나 비판도 좌파 소셜미디어들은 수용하지 않는다.
이제 좌파들은 코비드로 얻어진 새로운 권력들을 ‘기후변화’란 공포 조장을 통해 영구화하려 한다. 건전한 토론도 없다. 자신들만의 ‘과학’을 들이대, 백신을 반대하면 허위정보라고 금지한다. 마스크 반대도 금지.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발생되었다는 것도 금지. 기적의 치료약이라 불리는 아이버맥틴 정보도 금지.
좌파 세력의 선전도구가 되어 언론들은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들은 공화당이나 보수의 주장은 일방적으로 검열하고 차단한다. 미국이 최고의 가치라고 자부하는, 언론자유 보호를 위한 수정헌법 제1조를 부끄럽게 하는 행위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의 76%가 페이스북은 사회를 더 나쁘게 만들고 있다고 대답했다. 20년 대선 때 페이스북의 소유자인 마크 쥬크버그는 5천억 여원을 민주당 운동원들에게 주었다. 지역 정부가 선거용품을 사는데 후원하고, 선거관계자들에게 뿌리도록 했다. 이 같은 정치 관여 행위는 좌파 억만장자들의 새로운 행태로 부각돼 심각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소셜미디어들 소유주들은 엄청난 돈에다가 정치권력까지 손에 넣으며 ‘우주의 지배자’라고 불린다. 이들이 사회주의화의 선봉에 나서고 있다.
우파들은 사업장 전면 폐쇄 등 각종 통제를 한 코비드 독재, 각종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해고로 위협하며 의무 접종을 요구하는 백신 독재, 사회주의 교과목 채택에 반대하는 학부모와 교사 등을 ‘국내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FBI가 추적토록 한 교육독재 등에 대규모 시위나 집단 소송으로 맞서고 있다.
10월 5일 뉴욕 시에서는 경찰관, 소방관, 시 공무원 등 수천 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백신 접종 의무에 반대하는 데모를 벌였다. 공군의 장교 등 1만여 명은 종교적 이유 등으로 접종 의무 기한을 넘기며 여전히 거부를 하고 있다. 육사 여자 생도 3명은 접종의무를 거부하다 학교 측에 계속 시달리자 아예 자퇴하고 말았다.
이런 미국의 갈등 상황에 대한 제3자의 경고는 매우 엄중하다. 아이 웨이웨이는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반중 인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을 설계했던 그는 정치탄압 끝에 15년 모국 중국을 등졌다. 그는 11월 미국 PBS와의 인터뷰에서 “차별과 편견을 없앤다는 정치운동이 미국을 권위주의 체제의 어두운 길로 이끌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의 독재를 비판했다.
그는 “마오쪄뚱의 문화혁명 때 일어나던 것과 같은 많은 일들이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인들은 이미 권위주의 국가의 통제 아래에 있으나 아직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뼈아픈 지적을 했다. PBS는 웨이웨이에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를 기대하며 권위주의에 대해 물었으나 그는 “트럼프는 권위주의자가 아니다”며 “(미국을 휩쓸고 있는) ‘인종 편견과 차별을 강조하는 오키즘(Wokism)’이 마오의 문화혁명과 흡사한 권위주의”라고 강조했다.
웨이웨이가 비판한 ‘차별과 편견을 없앤다는 정치운동’은 바로 신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만든 ‘비판 인종이론(Critical Race Theory·CRT)’에 뿌리를 둔 “흑인의 삶이 고통을 겪고 있다(BLM)”는 운동으로 보인다.
미국이 겪고 있는 혼돈의 뿌리는 바로 비판인종이론과 BLM이다. 비판인종이론은 흑백 인종차별을 내세우며 미국을 부정한다. 전통의 2분법인 경제 계급 대신 인종을 택해 미국의 분열을 노린다. 미국의 역사와 자본주의, 공권력을 부정한다. 혁명을 통해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 한다. 신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수십 년 동안 치열하고도 끈질기게 비판인종이론을 주입하며 미국 사회의 갈등을 부추겼다. 무장 테러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의 오랜 노력의 결실(?) 가운데 하나가 바로 BLM이다. 20년 5월 검문 중인 경찰관에 의한 흑인 사망에서 시작한 BLM 시위는 3개월 이상 미국을 휩쓸고 전 세계를 뒤 흔들었다. 겨우 2주도 채 안 되는 기간에 20여개 주에 걸쳐 일어난 폭력, 방화, 약탈 등으로 인해 보험회사가 감당한 보험료가 무려 2조4천억 원이었다.
그러나 선거로 뽑힌 좌파 지방검사장들은 제대로 수사도 처벌도 하지 않았다. 연방법원 건물이 불탄 포틀랜드의 지방검찰은 체포된 시위대의 70% 이상을 그냥 풀어주었다. 비판인종이론에 오염된 사법정의의 결과였다.
BLM은 흑인차별에 대한 항의를 가장한 마르크스주의 폭력혁명이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정치운동이었다. 이들은 미국 정부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경찰들을 나치로 부르며 처형되어야 한다고 공격했다. 시애틀 등 도시에는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깃발과 함께 경찰, 교도소, 국경, 대통령, 이민세관국의 폐지를 요구하는 현수막들이 난무했다. 당장의 목표는 ‘경찰 예산을 없애라(Defund police)’였다. 공권력의 무력화였다.
두어 달 사이에 183개의 동상, 기념비, 흉상 등이 파괴되었다. 무려 33개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끌어내려졌다. 조지 워싱턴, 토마스 제퍼슨, 아브라함 링컨 등 대통령들의 동상 등도 훼손되거나 파괴되었다. 이는 미국의 역사가 1619년 20여명의 흑인 노예가 미국에 실려 온 것에서 시작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1619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다. 미국 역사의 전면 부정이다. 궁극의 목표는 자본주의 미국의 해체이다.
민주당 정치인과 지식인, 연예인, 언론인, 프로 운동선수 등 좌파들은 모두 나서 해묵은 백인들의 인종 탄압과 경찰의 폭력성 때문이라고 각종 범죄를 정당화했다. BLM의 약탈은 그동안의 흑인 차별에 대한 배상이라고 우겼다. 언론들은 시위대를 ‘사회정의의 전사들’이라고 미화했다. 미국의 이성과 양심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비판인종이론은 불과 몇 십 년 만에 미국 사회의 ‘고정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마르크스 이념이 학교, 언론, 기업, 소셜미디어, 헐리우드, 프로스포츠, 민주당, 바이던 정부 등뿐 아니라 심지어 군대에까지 폭 넓고 깊게 퍼져있다. 해군 작전사령관은 비판인종이론 책을 해군 필독 도서목록에 올리도록 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그런 책들을 감명 깊게 읽었다고 밝혔다. 비판인종이론은 각종 기관의 정책결정과정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 기관과 기업의 연수, 교사 교육 등의 프로그램, 공립학교 교과과정의 뼈대가 되고 있다. 코비드 독재, 백신 독재, 교육 독재 모두가 비판인종이론에서 비롯되고 있다.
과연 사상과 이념 내전의 결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홀로 이끄는 공화당과 우파들의 투쟁이 어떤 결과를 얻을 것인가? 미국의 좌경화는 한국에도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의 야당이나 우파들은 미국이 어디로 가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대미 외교를 제대로 할 수 있다. 국제 관계를 제대로 풀어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