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미카
와타나베 미카

초등학교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교실을 열심히 청소한 일이다. 일본에서는 ‘自分のことは自分で(나의 일은 내가 한다)’라는 기본적인 교육 지침이 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어리다고 어른이 다 해주면 오히려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자신이 사용한 장소는 깨끗이 치우고, 물건을 소중하게 다루도록 가르친다.

학기 마지막 날은 대청소하는 날이다. 학생들이 모든 책상과 의자를 옮기고 교실 마루를 걸레로 깨끗이 닦은 후, 왁스로 반짝반짝 빛날 때까지 닦는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역할 분담해 공동작업을 했을 때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도 경험한다.

중간중간에 빗자루를 갖고 놀거나 딴짓을 하는 개구쟁이도 있었지만, 불평불만을 하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아주 재미있고 보람이 있어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어느 교실 바닥이 제일 깨끗하고 빛나는지 다른 교실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우리 교실이 최고로 빛나면 자랑스러웠다. 내가 정성 들인 교실이라서 더 애착이 생기고 깨끗하게 사용하려 했다.

한국에서도 조부모 혹은 부모세대까지는 직접 교실 청소를 했다고 들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가보면 지금은 청소해주는 분이 따로 있다. 그래서 자기 교실 청소를 한 번도 안 해본 학생들이 대부분일 것 같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편하겠다는 생각보다, 소중한 교육의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쉽다. 공부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단체 생활을 통한 규범 교육은 혼자 못한다. 땀을 흘리며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경험이 있으면, 무엇이든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게 된다.

‘大切にする(소중히 여기다).’ 일본 교육의 또 다른 키워드다. 동물·식물뿐만 아니라 모든 물건에도 생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물건을 귀하게 다뤄주고 오래도록 아름답게 유지하려 한다. 이것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정신으로 연결되어 있다. 물건을 함부로 다루는 습관은 자신을 함부로 다루고, 동시에 타인을 함부로 대하는 결과를 낳게 한다. 최근 일어나는 여러 사건 들을 봐도 소중한 자신의 삶을 너무 가볍게 다루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求道心(구도심)’이라는 것은 배움의 기본이지만, 교회나 절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누구나 생활 속에서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하고 실천해야 한다.

‘무한 책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각자 맡은 자리에서 가능한 책임을 행동으로 지는 것이 진정한 책임이 아닌가. 광고 문구처럼 가볍게 ‘책임’을 말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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