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수많은 인성 논란과 비리 의혹에 초반에는 윤석열 후보의 낙승이 예견됐다. 하지만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야당의 자중지란에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여당은 당내 ‘후보교체’ 요구 등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고 ‘원팀’을 구성해 가려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의 총구는 여전히 내부를 향하고 있고, 그 지지자들은 거리에 나와 ‘후보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청년’ 당 대표 이준석과 ‘만년노객’ 총괄선대위원장 김종인의 ‘존재감 드러내기’ 용호상박이 한창이다.
경선 패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홍준표 의원과 그 지지자들은 차치하고, 10년차 ‘0선 중진’이라 불리는 이준석 대표는 본인을 발탁한 대통령과 정당을 끊임없이 비난했다. 그럼에도 그 당의 대표를 차지한 것은 분명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을만한 사건이었기에, 나름의 기대를 갖고 지켜본 국민과 당원이 많다. 뿐만 아니라 대선 후보를 주인공으로 당의 전면에 세웠던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후보를 등지고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난에도 숙이지 않는 그의 ‘용맹함’ 역시 높게 평가할만하다.
『논어』 <양화(陽貨)> 편에는 "君子(군자) 有勇而無義爲亂(유용이무의위란), 小人(소인) 有勇而無義爲盜(유용이무의위도)"라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군자가 용맹하기만 하고 의로움이 없으면 분쟁을 일으키고, 소인이 용맹하기만 하고 의로움이 없으면 도둑이 된다’는 뜻이다.
보수 진영의 핵심 지지층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간접적이나마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던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로 세운 것은, 그들의 대의(大義)가 ‘오직 정권교체’를 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정권교체 여론이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보아, 그것이 민심으로부터 괴리된 것도 아니다.
이준석 대표는 최근 본인을 둘러싼 분쟁을 한심하게 여기거나, 지난 10년간 그랬듯 대중에게 본인의 화려한 언변을 각인시키고 중도 지향적 이미지를 챙기며 즐기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야당 대표로서 어떠한 명분도 ‘정권교체’보다 우선할 수 없다. 개인의 행동에 의한 부정적 결과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후보 역시 정치권의 구습(舊習)을 과감히 끊어내고 대의(大義)에 걸맞은 새로운 시각과 비전·정책을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 ‘용맹하기만 하고 의로움이 없는 소인’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국민적 불안을 해소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