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소리, 9일 ‘21세기 독자판 존 로스 누가복음’ 발행 기자회견
“이번 사역 핵심 구성원은 양육받고 있는 탈북민 학생들과 탈북민들”

존 로스 선교사, 1882년 중국서 최초로 한국어 성경 누가복음 출판해
VOMK, 2024년엔 신약성경 전체 담은 ‘21세기 독자판’을 출간할 예정

“하나님이 선교사들 한국 도착하기 전에 존 로스 성경 강력하게 사용”
영국성서공회 “지금까지 출간된 한국 성경 중 최고는 존 로스 번역본”

 VOMK는 9일 서울 정릉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1세기 독자판 존 로스 누가복음’ 발행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VOMK
VOMK는 9일 서울 정릉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1세기 독자판 존 로스 누가복음’ 발행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VOMK

전 세계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을 섬기는 비영리단체 한국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VOMK)는 9일 서울 정릉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1세기 독자판 존 로스(John Ross) 누가복음’ 발행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2022년은 성경 일부가 처음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판된 지 140년 되는 해다. 존 로스 선교사는 1882년 중국 무크덴(오늘의 선양)에서 최초의 한국어 번역 성경인 누가복음을 출판한 뒤, 조선에 밀반입했다.

현숙 폴리 VOMK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존 로스 성경은 평범한 조선 백성들에게 그리스도의 목소리를 처음 전해준 통로였다”며 “오늘날 평범한 한국 사람들도 그 목소리를 들을 자격이 있다. 우리는 현대 독자들이 140년 전에 출간된 존 로스 성경을 쉽게 읽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글자 방향(세로쓰기에서 가로쓰기로)과 어순, 문법 및 맞춤법을 조정했고, 원문의 표현을 유지하면서 생소한 어휘를 간결하고 명쾌하게 설명하기 위해 간단한 주해를 첨가했다”고 밝혔다.  

‘21세기 독자판 존 로스 누가복음’은 크기와 모양이 원본과 동일할 뿐 아니라, 표지도 딱딱한 하드커버가 아닌 사용하기 편리하고 내구성 좋은 종이 표지로 인쇄됐다. 지하철 등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책은 VOMK 웹사이트(www.vomkorea.com)나 전화 (02-2065-0703)를 통해 주문 가능하다. 가격은 1만원이다.

/VO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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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VOMK에서 향후 2년 간 출간할 신약성경 3권 가운데 첫 번째 책이다. VOMK는 2023년 중반에 누가복음과 요한복음과 사도행전 세 권을 합본으로 출간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2024년에는 신약성경 전체를 담은 ‘21세기 독자판’을 출간할 예정이다.

VOMK CEO 에릭 폴리 목사는 “원래의 존 로스 한국어 번역본 성경이 지니고 있는 영적 능력을 남북한 국민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출판의 목적”이라며 “존 로스 성경은 한국 최초의 한글 공인 신약성경이 출판된 1900년 전까지 20년 동안 한국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유일한 한글 신약성경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서양 선교사들이 한국에 도착하기도 전에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에 관한 지식을 한국 기독교 1세대에게 전하기 위해 존 로스 성경을 강력하게 사용하셨다”고 설명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지금까지 재출판된 존 로스 성경 번역본들이 평범한 기독교인들의 독서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전문적인 학자들의 한정된 연구나 과시를 위한 목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며 “우리의 존 로스 성경 프로젝트는 원래의 번역본을 더 충실하게 반영하기 위해 기획됐다. 당시 외국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성경을 펴낸 조선인들은 전국 각지 모든 조선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신약성경을 저렴한 종이 책에 담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탈북민들과 함께 성경을 번역해 평범한 모든 한국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저렴한 종이책에 성경을 인쇄했다”고 전했다. 

이어 “번역 과정은 꼼꼼하고 세심하게 이루어졌지만 이 ‘21세기 독자판’에는 난해한 주해도 학술적인 논평도 근사한 인쇄나 제본도 없다”며 “단지 그리스도를 따르는 법을 배우는 평범한 북한 사람들의 사역을 통해 평범한 조선어로 표현된 실생활 속의 언어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9일 기자회견 현장 모습. /VOMK
9일 기자회견 현장 모습. /VOMK

세월이 흐르면서 존 로스 번역본의 중요성은 계속 증대되고 있다. 영국성서공회 리처드 러트는 “지금까지 출간된 한국어 성경 번역본 가운데 최고는 존 로스 번역본이다”라고 기록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존 로스 성경 ‘21세기 독자판’ 번역 사역에 참여한 참여자들이 존 로스의 성경 번역 과정이 얼마나 정교했는지를 깊이 인식하게 됐다”며  “당시 존 로스 선교사와 그의 팀은 전문 성경 번역가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정확성과 이해도를 모두 보장하기 위해 거친 단계들을 상세하게 기록한 문서들을 읽어보면, 그들도 전문적인 과정을 거쳐 번역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과정을 성령님이 인도하셨다는 점도 분명히 알 수 있다. 한국 교회가 그런 정신을 다시 회복하기 원하는 마음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사역의 핵심 구성원은 VOMK에서 양육받고 있는 탈북민 학생들과 그 이외의 탈북민들”이라며 “존 로스 성경은 원래 조선 북부와 서부 조선인들이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몇몇 사투리와 어휘 같은 경우에는 오늘날의 평범한 북한 사람들이 남한의 전문 번역가들보다 실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존 로스 성경 ‘21세기 독자판’ 출판까지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렸고, 번역 참가자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며 “존 로스 성경은 국어가 표준화되기 전에 나왔기 때문에 본문의 모든 단어가 소리 나는 대로 표기되어 있다. 따라서 번역자들은 단어를 소리 내서 읽고, 무슨 단어인지 알아내고, 기록하고, 표준 표기법을 파악하고, 문장 전체를 이해하고,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단어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연구해야 했다. 문자 그대로, 모든 문장이 도전이었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는 본문 말씀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 탈북민 학생이 말했듯이, 거기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고 덧붙였다. 

VOMK는 기자회견에서 한글 개역개정역 누가복음과 ‘21세기 독자판’ 존 로스 누가복음 두 구절을 비교해 견본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누가복음 5장 5절
개역개정 :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21세기 독자판 존 로스 누가복음 : ”시몬이 가로되 영감 우리 종야를 입부(수고)고 얻은 바 없으나 영감의 말로써 그물을 치리라 하고”

누가복음 22장 7절
개역개정 : “유월절 양을 잡을 무교절날이 이른지라”
21세기 독자판 존 로스 누가복음 : “누륵 금하는 날이 오니 넘는 절 양 잡는 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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